'비상등' 켜진 다문화 교육…교육부는 '뒷짐'

[the300]유은혜 의원 "학습부진학생 중 다문화학생 비율 심각…다문화교육 정책 개편 필요"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제공
다문화 학생들의 학습부진 현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다문화학생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도 정부의 다문화교육 정책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교원단체 '좋은교사 운동'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대구·인천 등 전국 10개 시·도 초등학교 3~6학년 학습부진 학생수는 3만309명이었는데, 이중 1471명(4.85%)이 다문화 학생이었다. 전체 학생수 54만5985명 대비 다문화 학생수 비율 2.02%(1만1055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다문화 학생 대부분이 우리말과 글이 익숙치 않은 부모에게 양육되고 있으며, 다문화 가정의 경제·교육적 여건이 비교적 좋지 않은 탓에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유 의원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서울 A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 중 다문화학생의 비율은 33.2%였는데, 학습부진 학생수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81.3%에 달했다.

이 같은 경향은 중·고등학교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중학교 국어 과목의 경우 일반 학생의 '기초미달' 비율은 2%였는데 반해 다문화 학생의 '기초미달' 비율은 13%에 달했다.

자료=유은혜 의원실 제공

문제는 정부의 다문화 교육 지원 정책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2013년, 2014년 각 80억원을 책정했던 다문화 교육 정책을 위한 특별교부금 예산을 올해는 70억원으로 오히려 삭감했다. 이 예산은 개별학생 지원보다 예비학교, 중점학교, 연구학교, 글로벌브릿지 사업과 같이 특정학교를 선정하여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주로 사용되는 등 다문화 교육 지원 사업 수혜 다문화학생은 전체의 27.9%에 불과했다.


특히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보다 낮은 학교가 오히려 교육부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유 의원이 기초분석 자료가 충실한 321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이들 학교의 평균 다문화 학생 비율은 8.14%였다.

그러나 이 평균보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지만 다문화 사업 학교로 선정되지 않은 학교는 무려 65개교에 달했다. 반면 다문화 학생 비율이 평균보다 낮은데도 다문화 사업 학교에 선정된 학교는 97개교(평균 다문화 학생 비율 3.5%)였다.

한편 교육부는 한국장학재단 주관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다문화 학생 멘토링 사업'도 다문화지원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사들도 기초 문해교육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 멘토링 사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은혜 의원은 "다문화 학생의 경우 대부분 국내에서 태어나 우리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들이지만 돌봄의 결여와 한국어 능력 부족에 따른 기초문해 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학령기에 진입하면서 불리한 출발선에 설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 교육의 현실을 체감하지 못한 교육당국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다문화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갈등과 슬럼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서구의 현실이 가까운 우리의 미래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다문화 교육 정책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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