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로 인한 농업피해 6.7조원 달해…정부 축소 의혹"

[the300] 신정훈 의원 "한국은 1540억원 주장…근거자료 대부분 비공개"

박다해 기자 | 입력 : 2015.09.07 11:29
사진제공=신정훈 의원실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연구한 한·중FTA 영향분석 결과 우리나라 농업수입액이 12조 8000억원 증가하고 농업생산액은 6조 7000억원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농업생산 감소액은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1560억원에 비해 무려 43배나 많은 수치다.

또 국내자료에는 해당 내용이 확인되지 않거나 관련 연구결과가 모두 비공개로 돼있어 국내 농산물피해를 축소했다는 의혹과 함께 통상비밀주의로 신뢰성을 하락시켰단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7일 국회 도서관으로부터 제출받은 '한중FTA로 인한 중국의 무역이익' 회답 문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된 '중한 FTA 관산학(官産學) 공동연구보고서'엔 이같은 전망 결과가 담겼다.

그러나 신 의원이 우리나라 정부에서 제출받은 '한중 FTA 관산학 공동연구보고서'의 한국어번역본은 동일한 보고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만의 전국공업총회부 사무차장이 우리나라 대외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언론에 기고한 글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명시하고 있다. 사무차장은 기고문에서 한중 FTA로 인한 한국의 농수산품 수입량은 11조 9000억원 증가하고 국내농업생산액은 최대 6조 9000억원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의 대외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정작 국내에는 비공개로 돼 있다.

신 의원은 "최근 정부가 한중 FTA의 국회비준 동의를 앞두고 농업피해액이 20년 동안 154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를 기초로 2259억원의 재정지원계획만 수립, 국회에 제출했다"며 "농업피해액을 의도적으로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자료를 검증할만한 자료는 전무한 상황이다. 한중 FTA를 추진하면서 농업 및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연구용역보고서의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 

자료제공=신정훈 의원실

실제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수행된 총 18건의 한중FTA 연구용역보고서 가운데 공개된 자료는 단 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개된 3건 가운데서도 한중FTA의 영향평가 현황을 직접적으로 다룬 보고서는 국회에 제출한 '한중 정부 간 FTA 영향평가 결과'가 유일하다.

신 의원은 "정부의도에 맞게 수치가 산정된 연구결과만 공개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라며 "정부가 통상비밀주의에 입각한 자료 비공개로 신뢰성을 스스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부에서 공개한 농업분야 피해액은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 아닌지 국민적 의혹이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하고 있는 그동안의 한중FTA영향 평가에 대한 결과에 대해 즉각 공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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