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조선사 신용공여 50조 "부실화 우려"…국책銀이 절반

[the300]정우택 "건전성 훼손시 혈세 투입 가능성…선제적 구조조정 필요"

정영일 기자 | 입력 : 2015.09.06 14:36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대우조선해양 등 5대 조선사에 대한 금융사들의 신용공여액이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액 중 절반 이상을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조선업체 은행별 여신 현황'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5대 조선사가 16개 국내은행과 18개 외국계은행으로부터 받은 신용공여액은 7월말 현재 50조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이 45조9743억원, JP모간체이스 등 외국계은행은 4조349억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이 제출한 신용공여액은 대출채권과 유가증권(공모회사채·CP) 지급보증의 합계로 은행연합회 자료를 분석한 수치다.

5대 조선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은 곳은 수출입은행으로 19조7691억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은 선주가 선박을 주문할 때 미리 주는 돈에 대해 금융기관이 보증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를 대거 보유해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다.

산업은행은 신용공여액이 5조8407억원으로 금융사 중 2위다. 시중은행 중에선 농협이 4조14억원으로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고, 우리은행 3조9300억원, 신한은행 3조 9006억원, 하나은행 2조8419억원, 국민은행 2조2255억원 순이다.

조선 5사 중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여신이 16조401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이 15조4759억원, 삼성중공업이 10조 4432억원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조선업의 수익성 악화가 진행되면서 시중은행이 회수한 여신을 결국 이들 국책은행이 떠안으면서 건전성이 훼손되고 결국에는 혈세로 자본을 확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BIS 총자본비율이 10.01%로 18개 국내은행 중 최하위였다. 은행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인 총자본비율 10%를 가까스로 맞췄다. 

정우택 위원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수익성 악화는 개별 조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익성 악화가 조선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감안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선제적 구조조정과 함께 금융당국의 조선업 여신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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