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종걸' 엇갈린 평가, 교섭단체대표연설 데뷔

[the300]與 원유철 "공감은 하지만…"-野 "대안도 제시했다"

김성휘,최경민 기자 | 입력 : 2015.09.03 15:19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37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앞서 넥타이를 바꿔매고 있다. 2015.9.3/뉴스1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생애 첫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의욕이 강해 원고분량도 길었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문제점만 줄줄이 나열했다"고 깎아내렸다. 이장우 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건설적인 대안제시보다는 문제점을 줄줄이 나열하는데 그쳤다"며 "정부와 여당의 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춰 허탈감만 들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는 비판을 자제했다.

김 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전반적으로 좋게 들었다"며 "여·야가 생각이 같을 수가 없는데 과거와 달리 그렇게 자극적인 부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에 대해서는 "선거 앞두고 선거제도 바꾸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논의는 해보겠다"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국정전반에 관해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며 "지난번 북한 지뢰도발, 포격도발로 우리 국회가 초당적으로 대응을 해 위기 넘겼는데 그 점에 대해 다시 강조한 것이 특히 공감이 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벌개혁' 요구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기업을을 죄악시해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문제가 많으니 문제를 나열한 것"이라며 "문제 해법으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경제민주화 시즌 2를 제시했고 청년일자리 문제 등에서 야당이 역할을 못했다는 진솔한 반성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한창민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한 데에 "선거제도를 통해 누려왔던 거대 양당의 과두적인 기득권을 포기하자는 반성적 성찰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4월(유승민·문재인) 9월(김무성·이종걸) 진행됐다. 네 사람 중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연설 원고 기준 3895단어로 가장 많기는 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도 3590단어로 김무성(3364), 문재인(3459) 대표보다 많았다. 그만큼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밤 완성한 초고를 참모들과 돌려봤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대한 평가를 연결시키는 등 수정작업을 거쳤다. 이번 연설을 경제현안에 대폭 할애한 데다 이 원내대표 본인이 강조해 온 헌법적 가치,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존중,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 등을 반영하다 보니 연설문 준비작업은 새벽 3시경에야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원내부대표인 최원식 의원, 비서실장 권은희 의원이 연설 준비 내내 함께 했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최재천 정책위의장, 변재일 의원 등이 경제정책 방향을 조언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되도록 다양한 현안을 언급하려 하므로 백화점식 연설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준비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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