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되고, 돼지는 안 되고" 구제역 물백신 논란, 해결책 찾나

[the300] 유승우 의원 '구제역 백신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유승우 의원(가운데)이 25일 주최한 '구제역 백신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박다해 기자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 발생했을 때 처음에 정부는 농가가 백신접종을 안해서 그랬다고 했는데 백신을 2~3회 접종한 곳에서도 (구제역이) 나오니까 그다음부터 말을 바꿔서 차단방역이란 말을 사용하더라" (최성현 대한한돈협회 상무)

'물백신' 논란을 일으켰던 구제역 백신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가 25일 국회에서 열렸다. 축산업 종사자와 수의사업계, 정부는 이 자리에서 백신 정책의 방향과 접종 방식 등을 두고 팽팽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제기된 주요 쟁점은 △구제역 백신의 한계 △백신 의무 접종 횟수 △백신 접종여부 증명방식 △도축장 소독시스템 지원방안 등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성현 대한한돈협회 상무는 축산업 현장에서 모든 소와 돼지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특히 소 친화적으로 만들어진 백신을 돼지에 접종할 경우 면역력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항체형성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단 설명이다.

또 구제역 백신을 의무적으로 2회 접종할 때 이상육이 89%가 나왔다며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회 접종을 통해 전염력이 일부 약화되고 증세가 완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그럼에도 구제역을 완전히 차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이상육 발생 비율이 너무 높아져 농가 수입에 큰 타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대신 구제역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일부 인접지역만 한시적으로 2회 접종을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사전 차단'을 내세워 백신 접종을 강요하고 있지만 사실상 도축장 소독시스템으 개선하는 등의 추가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제역 감염경로가 대부분 오염된 차량이동이나 도축장 감염 등에 있어 백신방역보다 차단방역에 우선지원이 이뤄져야 된다는 것.

최 상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싸우지만 말고 도축상 소독시설 등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구제역 백신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 왼쪽부터 예재길 한국양돈수의사회 구제역특별위원장,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총괄과장, 박봉균 서울대학교 교수, 김현수 충남대학교 교수, 최성현 대한한돈협회 상무/ 사진=박다해 기자

반면 예재길 한국양돈수의사회 구제역특별위원장은 구제역 접종횟수를 감소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예 위원장은 "백신정책을 할 경우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대량살처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육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차단방역과 살처분정책보단 백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파가 빠른 구제역바이러스의 특성상 '사전예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설명이다.

그는 "구제역 백신에 대한 부작용도 굉장히 줄어든 상태"라며 "접종횟수를 2번에서 1번으로 줄이는 것은 우리나라 항체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갖춰진 상태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항체형성률로 백신접종여부를 판단, 과태료를 부과하는 체계는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 위원장은 "돼지가 항체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에도 주인이 책임을 져야한다"며 "접종확인서 등 백신접종을 했다는 보다 확실한 증거로 과태료 처분을 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현수 충남대학교 교수는 △국산바이러스에 맞는 백신개발 △살처분 정책과 병행 △면역효율을 높이기 위한 단가백신 사용 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일단 백신정책 확대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은 "구제역백신은 방역정책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상시예방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방역대책시스템의 중요한 방향이다"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방역대책을 추진하면서 살처분 가축이 약 348만두(2010~2011년 )에서 약 17만두(2014~2015년)로 대폭 줄었다. 관련 재정지출도 2조 7000억원에서 63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구제역 발생 이후 물백신 논란이 계속되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구제역 방역대책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국내 사용백신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2018년까지 백신 국산화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 △국내 최적합 상시백신 검토 및 선정 △백신 공급체계 개선 및 수입 다변화 추진 등을 중심으로 백신정책을 꾸려나간단 계획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농해수위 소속 유승우 의원은 "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책으로 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농가는) 큰 피해를 입는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과거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과 위탁사육 농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인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 자리에서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물백신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여러 정책과 예산이 잘 반영되서 축산 농가들이 안심하고 양질의 산업으로서 축산업이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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