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은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하고 이완구 전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어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선을 회복했다.

지난 5∼6월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지지율이 다시 29%로 내려앉은 박 대통령은 최근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지지세력 결집에 나서 지지율을 다시 30%대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다음달과 10월 중국 방문,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예정돼 있음에 비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분간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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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연금개혁·외교 '성과'···위기관리능력 아쉬워

박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 최대 성과는 단연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지난 5월말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30년간 185조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009년 개혁에 따른 재정 절감액인 60조원의 3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대미·대중 외교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나왔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한미, 한중 관계 모두 역사상 가장 긴밀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관계를 토대로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 해외 대규모 건설 수주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역대 정권에서 번번이 실패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도 성공, 골치거리였던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3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결정한 것은 기존의 기계적인 '미·중 균형외교'을 넘어선 주도적인 '창조외교'의 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정과제세미나'에서 "무슨 일이 외교적으로 생겼다 하면 '아이고 또 우리나라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겠네' 이렇게 생각하면 그 자체가 우리나라 국격에도 맞지 않고 패배 의식"이라며 "우리도 역량을 가지고 창조적으로 잘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에 대해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당시 청와대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또 세월호,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국면에서 대면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둘러싼 '불통 논란'도 넘어야 할 숙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의 집권절반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인사파탄 △경제민주화 포기 △한반도 평화 구축 실패 및 안보무능 △청년일자리 창출 실패 △복지공약 파기 등이 박 대통령의 '5대 실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