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北도발 대응 2+2회동' 30분 급히 당긴 이유는

[the300] 고위급접촉 오전 성사 듣고 '문구·시간' 긴급 조정 가능성

유동주 기자 | 입력 : 2015.08.22 22:00

양당 지도부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 포격도발에 대한 공동대응 논의 긴급회동에서 북한의 도발에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 뉴스1

판문점 '남북고위급 접촉 성사'에 대해 '정치권이 언제 인지했냐'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청와대 발표 전에 미리 통보받고 새정치민주연합에 급하게 회동일정을 당기자고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3시로 알려졌던 여야 '2+2 긴급회동'이 새누리당에 의해 갑자기 30분 앞당겨 졌기 때문이다. 이날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간을 당긴 쪽은 새누리당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당 자체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약식으로 끝냈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바로 회동장소인 귀빈식당으로 이동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과 박광온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오전 중 문구를 조율했기 때문에 회동은 20여분만에 짧게 끝났다.

이후 2시 55분경 공동합의문 발표가 있었고, 5분 후인 3시 청와대의 남북고위급 접촉에 대한 공식발표가 나왔다.

따라서 일각에선 여야가 고위급 접촉 합의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동합의문에 '남북대화' 노력을 하라고 발표했는데 발표문을 읽고 설명하자마자 청와대가 성사 합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러한 상황이 연출된 점을 보면, 적어도 새누리당은 청와대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 회동시간을 30분 당긴 쪽이 여당이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정오에서 오후 2시사이 고위급 접촉 성사를 인지했고, 청와대 공식발표가 있기전에 국회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 시간을 앞당긴 것이란 관측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렇게라도 해야 국회가 '남북대화'를 요구해 '고위급 접촉'이 성사됐다고 '공치사'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국회가 예정된 회동을 안 할수도 없고, 국회에서 고위급 접촉 성사를 미리 공개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30분을 당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까지 새정치연합이 합의문에 '남북대화 촉구'라는 문구를 넣자고 하자 정부가 할 일이라며 계속 거부하다, 회동에 임박해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고위급 접촉 성사'를 인지한 후에 '남북대화 촉구'를 넣는 데 합의하고 시간을 급히 당긴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회동직후 기자들의 "남북고위급 접촉 성사를 미리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로 답했다.

야당은 회동직전에 여당으로부터 '회담 성사'를 전해들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회동전에 여당에서 고위급 접촉 성사를 알리고 회동시간을 당긴 것"이라며 회동에 임박해 여당으로부터 전달받았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박광온 비서실장은 "문 대표를 포함해 야당은 미리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오후 3시 30분경 브리핑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고위급회담 성사를 미리 알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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