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처리 두려워…부상자 태울 구급차 돌려보내는 현실

[the300][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⑥ : 여야 노동전문가 토론(5)]입법과제-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기간제연장 등

해당 기사는 2015-08-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은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추진의 당위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을 주제로 △박근혜정부 노동개혁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실 △임금피크제 △일반해고 △입법과제 등 5회에 걸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여야의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문 의원들의 ‘토크 배틀(talk battle)’을 마련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갈등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다.


이종훈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노동경제학 전공 교수 출신으로 고용노동부 정책자문 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차별시정 및 심판 위원을 지냈다.


한정애 의원은 영국 노팅험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사회는 김준형 머니투데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이 맡았다.


다음은 '국회 입법과제' 부문 토론 내용.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의원(이하 한) - 작년 환노위 소위를 꾸려 근로시간 단축 등 논의를 상당부분 했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하 이) - 의견접근이 상당히 됐다. 근로시간 단축 정도 남은 것 같고 통상임금은 어느정도 합의됐다.

▶한 - 대법원 판례로 명확하게 하자는 건데, 노동부가 또 매뉴얼을 만들어서 자꾸 분란을 일으킨다. 좀 깔끔하게 할 수 없나. 노동부 반성해야 한다. 

▶이 - 노총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정위원회에 들어온다고 본다. 입법과제 두개인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은 노사정위에서 아주 디테일하게 합의해야한다. 그렇게 국회에 던져줘야 합의가 된다. 

▶한 - 노동계가 가장 양보를 해야하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이라고 본다. 몸은 무지하게 힘들지만 연장근로와 휴일근무를 해서 돈을 가져가는 게 전체 연봉에서 상당부분 차지한다. 그래서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임금피크와 관련된 부분은 대기업 노조가 어떤 식으로든지 협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로시간은 아예 법적으로 정리되면 임금이 강제적으로 확 줄어드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노동계의 설득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일자리가 그나마 생긴다.

▶이 - 정리하면 앞으로 노사정은 '2+2'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 입법과제 두개와 입법과제 아닌 것 두개다. 입법과제는 가능한 디테일하게 합의해서 국회에 보내줘야 한다. 그래야 별 갈등 없이 입법이 된다. 임금피크 등 비입법과제는 '이것이 왜 필요한가'라는 인식의 공감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한 - 그렇게 따지면 입법과제인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입법은 아니지만 합의가 필요한 임금피크와 일반해고, 모두 다 노동계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지 코너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 그러면 재계는 뭘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 대기업은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변화)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특별한 사유 없는 한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바깥으로는 협력업체, 대기업 사내하청보다 1차 협력업체 임금이 더 낮은 게 현실이다. 정규직·비정규직간 격차 얘기하는데, 사실 대·중소기업 격차가 더 심각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킨다. 이런 악순환을 풀 수 있는 것은 대기업밖에 없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대기업 경영계의 각성이 필요하다.

▶한 - 우리사회 고용유연화가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하나의 사례가 있다. 며칠 전 충북에서 지게차 사고가 나서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게차에 치여 쓰러진 뒤 119가 왔다. 그런데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이 노동자를 119가 싣고 가면 산재로 남으니 태우지 않았다.

▶이 - 저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거다. 롯데에서도 똑같은 일 있었다. 

▶한 - 119를 돌려보내고 거래하는 병원을 불렀는데 빨리 안 오니까 부상자를 담요에 말아서 자기 승합차로 옮기다 1시간 반을 지체했다. 옮기는 과정에서 부러진 갈비뼈가 장기를 찌르고 해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처리됐다. 노동부는 사망사건인데 사고조사도 안했다. 이 문제가 유족의 문제제기를 통해 드러났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지게차가 지입차(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의 차량)였다. 돌아가신 분은 산재처리됐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처리하면서 구상권을 지입차주에게 청구했다. 지입차주의 인생은 이 사고로 사실상 끝이난다. 대한민국 고용유연화가 여기까지 와있다. 이 사례 하나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안전망은 이정도로 취약하다.

특수고용직과 관련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이라도 해주게 하자는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돼있다. 여당에서 발의했는데 법사위에서 여당이 반대해서 반년이 지났다. 그러면서 노동개혁 얘기하고 있다. 진정성에서 노동자들이 당연히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 법사위가 잘못한 거다. 인정한다.

▶한 - 이명박정부가 2010년 근로시간 줄이자고 노사정 합의를 했다. 5년이 흘렀는데 그 사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풀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방안을 마련했다면 청년 고용창출은 어느정도 됐다고 본다. 지금 임금피크제고 대안이고 하기 전에 숨통 틔었을 수 있었다. 정부의 직무유기고 책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 원청업체에게 책임 지우지 않는 산재는 해결이 안 된다. 롯데 문제도 그렇다.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중지시켜는 정도의 패널티가 아니면 안먹힌다. 현대제철도 수차례 얘기했는데 똑같다. 위험하니 동시작업을 하면 안 된다. 계속 동시작업을 하면서 산재가 안 나길 바라는 건 안되다고 했는데 똑같은 일이 계속 벌어진다. 패널티가 필요하다.

노동개혁에 대한 입장은 2개다. 앞으로 노사정위 과제이긴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보호대책에 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사내하도급과 특수직에 대한 정책이 완전히 미비한 상태라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 정부가 노사정 협의를 하자고 하면서 조금 오버하거나, 협상을 도와주기는커녕 본의 아니게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은 (최경환)부총리가 발표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결과가 똑같더라도 협의가 진행되는 중에 그러면(최저임금 인상 같은 발표를 하면) 안 된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본다. 가능하지 않은데 떠들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린다. 부처 간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도대체 소통을 하자는 건지 안타깝다. 이번에 노사정 협의를 다시 시작하면 그런 점에서 정부가 세심하면서도 소통을 하면서 접근을 해야 (협상 타결) 가능성이 보인다. 한사람의 실수로 판이 무너질 수 있다.
 
▶한 - (참여정부에서 2년 기간제를 도입할 당시)사유제한 방식인냐 기간제한의 방식이냐 무엇을 택할 것인가에 대해선 엄청난 요구가 있었다. 노동계는 사유제한을 하자고 했고 경영계는 죽어도 못 받겠다고 해서 절충된 게 기간제한이다. 기간제한은 정부차원에서 관리가 편하다는 게 있었을 것이다. 기간제법이 시작되고 9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보면 정부의 관리감독이 기간제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2년이 지나면 노동자를 갈아치우는데도 아무도 감독하지 않는 걸 사용자가 확인하니까 (기만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당시 노동계가 주장했던 사유제한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지금 정부도 4년으로 기간제 고용기간을 연장하는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뱉어보고 안 되면 다른 걸 하겠다는 것. 기간제에 관해서 '저희는 이런점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없다. 그냥 4년 되면 정규직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발상은 (순진한 생각이다).

▶이 - 4년 정도 훈련을 시켜야 숙련되는 일이면 처음부터 정규직을 채용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매우 안 좋은 시그널이다. 내 아들도 인턴을 1년씩이나 했다. 안 되면 안 된다고 빨리 결정해줘야 한다. 비정규직이라도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이 많은 분 중에 일부 그럴 수도 있긴 하다.

▶한 - 이미 55세 이상은 기간제 적용이 안 된다.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서 허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허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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