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대기업, 비정규직 채용 않겠다는 각오해야"-이종훈

[the300][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⑥ : 여야 노동전문가 토론(3)]임금피크제

해당 기사는 2015-08-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머니투데이 더300은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추진의 당위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을 주제로 △박근혜정부 노동개혁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실 △임금피크제 △일반해고 △입법과제 등 5회에 걸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여야의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문 의원들의 ‘토크 배틀(talk battle)’을 마련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갈등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다.


이종훈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노동경제학 전공 교수 출신으로 고용노동부 정책자문 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차별시정 및 심판 위원을 지냈다.


한정애 의원은 영국 노팅험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사회는 김준형 머니투데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이 맡았다.


다음은 '임금피크제' 부문 토론 내용.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하 이) -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함께 나온 얘기다. 정년 60세라는 의무와 함께 임금피크제도 같이 가야한다는 것이 입법취지다.

나는 입법 과정에서 청년 고용이 너무 심각해서 정년연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정년 연장이 대선공약이었고 베이비부머 관련 대책도 필요했다. 그래서 정년연장을 하는 동시에 청년고용 대책 있어야한다는 등의 보완책을 역설했었다. 

그러나 (입법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계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진 않아도 자율성이 보장되야 한다는 의견으로 안다. 법으로 규정할 수도 없는 내용이다. 가이드라인 마련이 의무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하려는 것은 임금피크제 합의가 안되면 사용자가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라는 뜻이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의원(이하 한) - 임금피크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법적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 지금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가이드라인들은 노동시장에서 법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 휴일근로(근로시간 단축 관련)가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노사 간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판례를 (임금피크제 도입의) 근거로 제시 중이다. 정부의 이중적 잣대다.


하나 예를 들어 보겠다. IMF시절 정년이 서로 다른 3개의 공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통합된 공사의 정년을 가장 낮았던 공사 기준으로 내렸다. 그러자 불이익 소송이 제기됐다. 대법원에서 이를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노조가 결과를 추인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당시 '소송이 기각됐지만 불이익 조치를 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대법원이 불이익을 인정했다'고만 받아들인다. 대법원 판례도 취사선택하는 방식은 말이 안 된다. 입맛에 맞으니 가이드라인으로 쓰겠다고 하고, 불리한 것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정부의 올바른 태도라고 볼 수 있나.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 한 의원 말씀은 '정부가 확정적으로 정리된, 정착된 것이 아닌 판례로 지침을 정하는 것이 과하지 않느냐', '노동시장에 자의적 잣대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말로 이해하겠다.

그래도 우리가 두 가지는 인정해야 한다. '정년연장법'의 입법취지는 정년 연장만 인정하고 임금피크제는 '나몰라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 하나는 임금피크제를 거부하는 사업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의 대안 제시 필요성이다.

정년 연장 입법화 과정에서 사실 중재안을 냈었다. 노동위원회가서 중재를 해야 한다고 했었다. 임금피크제는 일부의 임금이 주는 것이다. 회사마다 줄어드는 임금 폭은 다를 수 있다. '이 정도가 적당하다'라고 누군가 교통정리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한 - 2013년에 정년 연장하는 법이 통과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년연장과 관련한 노사 간 실질적인 논의를 하라고 했었다. 그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 그렇다. 그 부분에 대한 토론이 필요했다.

▶한 - 정부 주장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협상력이 있어서 받아낼 것은 받아낼 수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가이드라인으로 임금만 줄어드는 상황이 와도 '악 소리' 못한다. 또 다른 피해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임금피크제를 제대로 하려면 국회에서 정년 연장 심의할 때 법에 명시했어야 했다. 확실한 보안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을 당시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반성한다.

▶한 - 노동개혁 과정에서 대기업 노조들이 손가락질 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간 (비정규직들과의) 연대활동 등을 실제로 함께 하지 못했다는 질책일 거다. 말은 못해도 대기업 노조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임금피크제 도입은 대기업 경영진이득권 내려놓으면서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이 돼야한다. 누구를 손가락질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 임금피크제는 다른 곳은 몰라도 대기업은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이 일자리 늘리는 과정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정년은 연장되고 임금피크 안된다고 하면 고용절벽이 현실화 된다.

대기업에서 임금피크제 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도입하겠다는 가이드라인으로는 어림도 없다. 대기업은 취업규칙에 우선하는 단체협약으로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현안들을 정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한 - 최근 정부 방침에 발맞춘 대기업들의 임금피크제 도입 발표들은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사 간 허심탄회하게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를 끌어내야지, 우선 시행한다고 발표부터 해 버리면 근로자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더 많은 얘기를 통해서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인데 우리는 일단 질러놓고 본다. 서로 신뢰 쌓일 시간이 없다. 선언적으로라도 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해야 맞는 거다. 


▶이 - 취업규칙 변경 완화 가이드라인으로 대기업 임금피크제 확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건 노사정위원회에서 확실하게 임큼피크제에 대해 공감하고 합의하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

▶한 - 정부가 노동계에 협상할 여지를 주지 않았지 않나. 정부가 전략적이지 못했다. 정부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기업경영방식이 다 이런식인 것 같다. 


▶이 - 우선은 정년연장을 규정한 법의 취지를 공감해 줘야 한다. 물론 임금피크제 한다고 청년고용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을 거다. 그러나 한 두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할 건 해야한다. 노사정위원회가 열리고 노조가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 경총은 '줄어드는 비용을 고용에 쓰고, 유보금도 보태서 청년 고용에 보태겠다'고 해야 한다.

▶한 - 이명박 정부 시절 청년고용 대책을 시행했었다. 대기업 신입 초봉을 깎아서 청년고용 창출을 시도했다. 20%정도 깎았는데 채용이 2만5000여명이었다. 그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1000명이 안 된다.

▶이 - 정규직 전환율이 낮았던건 맞다.

▶한 - 대기업이 임금피크로 아낀 돈을 어디에 쓰겠다는 선언만 갖고 해결되는게 아니다. 노동계는 정말 여러 번에 걸쳐서 속아왔다.

▶이 - 임금피크제 갖고 청년고용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더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대기업들이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적어도 30대 그룹하고 금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비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노동시장개혁의 희망이 있다.

▶한 - 100% 동의한다. 아울러 원하청 간에 적절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것도 약속해야 한다. 그러면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줄 수 있다. 또 대기업들이 하청 파견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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