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공정성'의 문제" "정부·대기업 반성부터"

[the300][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⑥ : 여야 노동전문가 토론(2)]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당 기사는 2015-08-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머니투데이 더300은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추진의 당위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을 주제로 △박근혜정부 노동개혁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실 △임금피크제 △일반해고 △입법과제 등 5회에 걸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여야의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문 의원들의 ‘토크 배틀(talk battle)’을 마련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갈등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다.


이종훈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노동경제학 전공 교수 출신으로 고용노동부 정책자문 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차별시정 및 심판 위원을 지냈다.


한정애 의원은 영국 노팅험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사회는 김준형 머니투데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이 맡았다.

 

다음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부문 토론 내용.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하 이) - 딱 하나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다. 25% 가까이 된다(OECD 고용전망 2015에 따르면 24.7%). OECD 조사대상 중 미국(25%)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쁘다.  

고용보험 인프라를 예로 들면 현재 정규직 중심의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 체계는 아주 그럴싸하다. 반대로 장기실업자나 중소기업, 영세근로자, 비정규직에겐 거의 혜택이 없다. 보호받는 계층을 더 보호하는 대표적 상황이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의원(이하 한) -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의 원인을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단정 짓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진단이다. 피상적으로,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가속화 된 이유는 IMF와 2008년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탓이다. IMF 이후 비정규직이 확대됐고, 그것을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정부의 역할이 부족했던 점은 차치하더라도 최근에는 대기업의 이윤 극대화가 문제가 됐다. 최근의 대기업들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한다. 사내유보금을 쌓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양한 방식의 아웃소싱과 비정규직 채용 확대로 나아갔고 정부의 관리감독은 이를 쫓아가지 못했다. (비정규직 확대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으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커진 거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시정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이런 것들이 모아지고 지속돼서 나타나게 된 것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고용시장을 보면 기업들이 100명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데 90명만 하고 나머지 10명 몫은 오버타임(초과근무)을 하게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인력 운용 비용이 절감하고 최대 이윤을 낸다. 자기 내부의 정규직들에게는 급여 성과급을 제대로 주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하청 도급업체 이윤은 감소한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임금을 동결하는 방식을 취해야 하고 부족한 자금 충당을 위해 비정규직을 계속 채용할 수밖에 없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생산)라인을 잘라 하청을 준 기업, 노동시장이 이중구조가 되도록 지켜봤던 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 지금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진 않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양극화를 내버려 둔 것에 대한 자기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 제2 롯데월드 공사장 추락사도 그렇고, 현대제철 가스 질식사고도 그렇다.  특히 조선업종에서 사내하도급 많은데, 그런쪽에서 산재 발생하면,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수리·보수 하도급을 줄 때 각각의 회사에 동시작업을 시키면 안 된다. 전혀 다른 회사가 다른 회사에서 작업하는 걸 모르고 가스밸브 열어서 사고들이 나더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원청업체가 기본적인 역할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하다.


정책적인 얘기를 해 보자면 기간제·파견·하도급이 비정규직 3대 근로자다. 이들에 대한 보호대책도 입법적으로도 상당히 불균형적이다. 파견근로자의 경우 법으로 '이러이러 할 때만' 쓸 수 있고 2년 후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정규직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아무것도 법으로 보장되는 것이 없다.

▶한 - 사내하도급은 불법파견으로 보는 경우 많다. 하도급 업체 사장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없다.

▶이 - 그 부분(사내하도급)에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다른 점이 있다. 불법파견으로 보기 애매하거나 불법이 아닌 것처럼 꾸며놓은 근로자들을 위한 대책이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별도 법이 필요하다는 거고, 반면 새정치연합에선 사내하도급이 모두 불법파견인데 그걸 법으로 보호하면 불법파견 다 인정하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 - 그건 법을 만들고 잘 감독하고 불법을 적발하고 그러면 되는데, 지금까지 노동행정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기업들은 기간제 2년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2년마다 계약 갱신하거나 사람을 계속 교체하는 방식으로 편법을 썼다. 이에 대해 정부가 해당 업무가 상시업무인지 비상시업무인지 따졌어야 했고 2년이 지났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고용 안정화와 사회양극화 해소 방식으로 가야하는데 반대다. 좋은 법률 입법부에서 만들면 뭐하나. 행정력이 담보 돼야지. 법 만들어놨는데 닫아놓고 작동 안 시키면 안 되는 거다.

▶이 -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입법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다는 면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느낀다. 청소용역들은 최저임금을 올려도 오히려 월급은 줄어드는 이상한일 발생하기도 한다. 계약은 최저임금으로 하고 근로시간에 대한 보호가 없어서 그렇다. 도시락 드실 곳이 없어서 보일러실에서 드신다. 이 비인권적 문제가 회색지대에 있다. 사회에 분명 책임 있다.

▶한 - 인건비를 절감해서 기업 이윤을 극대화시킨 과정은 생략하고 정규직 근로자 때문에 비정규직 처우가 열악해졌다는 건 설정부터 잘못이다. 대기업들이 가져간 이익이 그 곳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보다 더 많았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아니다. 대기업들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유수 공장을 신설해서 가동 중이다. 공장을 설치하기까지의 비용은 누가 낸 이익으로 만든 것인가. 그 자본이 추적된 과정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의 노력으로 많은 이익을 냈으면 국내에서 고용창출 노력을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고용창출하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수십조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손가락질을 먼저 할 게 아니라 노고부터 치하해 주는 것이 순서다. 대기업들이 수익을 내는데 있어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의 노력도 분명히 인정해 줘야 한다.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들의 양보를 먼저 끌어냈어야 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를 얼만큼 하고, 어떻게 일자리 창출할지 우선 듣고 이해시킨 뒤 노동자들에게 (노동시장개혁에) 동참하자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로 열린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 이번 노동개혁에서 비정규직을 포함한 약자 등 취약근로계층 보호대책에 관한 언급이 없다. 대통령 담화에서 그런 내용이 없어 저도 아쉽다. 그런데 노동개혁이 뜬금없이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노사정위원회에서부터 합의가 됐던 내용이다. 이미 여러 논의가 된 이후 4대 쟁점(임금피크제, 일반해고,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으로 논의가 좁혀지는 과정이다. 좁혀지다 보니까 노동시장개혁이 정규직을 타깃으로 한다는 오해로 비춰질 수 있다.

노동개혁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도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공정성의 관점에서 본다. 정년이 연장되는 것만큼 양보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아무래도 사람을 못 뽑으니까 정년 연장된 만큼의 임금을 해결해줘야 청년 고용의 틈이 조금이라도 벌어진다. 그런 면에서의 공정을 얘기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면서 하청에게 (비용을) 다 전가하는 문제가 있다. 대기업에서 노조가 임금인상을 과도하게 요구하면 파업 비용이 큰 대기업은 수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업은) 그 비용을 약자에게 전가한다.

대기업 성과주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성과중심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고, 현장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 제일 효과적인 건 하청을 쥐어짜는 거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노동시장개혁 논의의 틀에 포함시키면 아무것도 못 한다.

▶한 -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서 노동시장개혁과 관련해 양보해야 하는 건 노동시간 단축에 동의하는 것이다. 시간을 나눠야 비집고라도 다른 일자리가 들어올 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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