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청문회 확대 '정의화 법'…제2국회법 파문 조짐

[the300]與 유승민 시절 통과-현 지도부 "악용소지" 반대…野 "합의대로" 첨예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수석 회동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7.16/뉴스1

국회 상임위원회의 소관 현안 청문회 실시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여당 내 균열을 재확인했다. 국회의 시행령 통제권을 두고 정치권을 흔들었던 '국회법 논란'이 재연되면 또 한 번 파란이 올 수 있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정기국회·국정감사 의사일정 협상은 예상 못한 변수인 국회법 개정안에 막혀 있다.

개정안은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가 소관 현안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했다. 현행 국회법 제65조가 "중요한 안건 심사에 필요한 경우 (위원회)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청문회 대상을 넓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합의로 통과된 법안 내용을 이제 와서 고칠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섰다.

상임위별 청문회 확대 조항 갈등
'상임위 청문회' 조항은 개정론과 현행 유지론이 엇갈린다.

각종 현안마다 국회 차원의 특위 설치나 국정조사 청문회 실시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기보다는 소관 상임위별로 이슈를 해소하는 것이 정쟁을 줄이고 '검증'의 내실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선 개정이 합리적이다. 반면 상임위가 의결해야 청문회가 가능한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이므로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법으로도 상임위별 청문회가 가능하고, 실시한 사례도 있다.

소관 현안 전반으로 청문회를 요구할 수 있게 되면 야당의 공세가 걷잡을 수없이 늘어난다는 게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원내지도부의 걱정이다.

현행 조항은 '중요한 안건'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 여야 협상의 재량을 인정한다. 전반적인 소관 현안으로 적용대상을 규정하면 국정원을 상대로 한 정보위 차원의 청문회 등 야당이 건건이 청문회를 요구할있다고 본다. 

이 같은 논리보다는 정치적 배경이 주목된다.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 새누리당이 야당과 합의, 운영위에서 통과시킨 것을 친박 지도부가 뒤집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법제사법위에서도 이 조항을 특별히 지적하지 않고 가결해 본회의 처리만 앞두고 있다.

앞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회의 시행령 통제권을 명시하는 내용의 또다른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물러났다. 원유철 원내대표-조원원내수석부대표는 전임 유승민 원내대표에 비하면 확실한 친박이다. 

여권에 불리한 국정원 의혹도 새 쟁점으로 등장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점이다. 반면 새누리당 비박 성향 재선의원은 "회법이 개정되면 상시 국감이 열리는 셈이고, 국회 기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결국 국회법 개정이 또 한 번 청와대·친박과 여당 내 비박의 간극을 재확인한 셈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실시된 한반도 유사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을지연습)'을 마친 뒤 재난 및 대테러 진압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2015.8.18/뉴스1
여야 협상 묘수 짜낼까..상정연기 검

이와 관련 국회에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우선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본회의에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되면 새누리당이 부결시키거나 독자적인 수정동의안을 제출할 수 있다. 단 초강경책이어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 경우 모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여당은 정치적 부담을 지기 때문. 이번 국회법 개정은 정의화 의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일이어서 여당은 국회의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된다.

국회법 개정안 상정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된다. 원안 관철과 수정론 사이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일단 파행을 피하고 시간을 벌자는 것이다. 여당이 야당은 물론 정 의장을 설득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여야는 이날 원내지도부간 물밑 접촉을 이어갔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과 만나볼 것"이라면서도 개정안에 대한 구체적 입장엔 말을 아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원안관철을 주문한 걸로 알려졌다. 이춘석 원내수석은 "여야가 이미 합의한 것으로, 이게 안 되면 다른 협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법 본회의 상정 연기 가능성도 일축했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여야와 국회사무처가 조율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엔 이밖에도 △해마다 8월16~31일에 8월 임시국회 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려진 법률에 대한 국회 상임위 심사절차 등을 명시했다. 국회운영 효율화·내실화를 위해 올해 정의화 국회의장 제안으로 마련됐다.

위원회가 국민권익위에 민원조사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내용(제127조)도 새 뇌관이 될 수 있다. 여당에선 개정안 취지는 좋지만 민원조사 요구 또한 남발되거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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