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별 청문회 보장 국회법, 여야 쟁점 급부상

[the300]새누리 "악용될라"vs 새정치연합 "합의대로"..국감 일정 등에 변수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5.08.18 13:49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수석 회동을 갖고 있다. 2015.8.12/뉴스1
국회 상임위원회가 소관 현안에 대한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하는 국회법 개정 조항이 여야 쟁점으로 등장했다.

올해 정의화 국회의장 제안으로 법을 마련할 땐 큰 이견이 없다가 정치상황이 달라지면서 이해가 부딪치고 있다. 이 국회법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일정 등에도 영향을 주는 협상의 관건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8일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7월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까지 올라가 있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상임위 청문회를 반대하는)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일 없도록 여야 합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쟁점이 된 국회법 개정안은 사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작품이다. 정 의장은 국회운영 효율화와 국회개혁을 위해 △해마다 8월16~31일에 8월 임시국회 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려진 법률에 대한 국회 상임위 심사절차 △상임위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조사를 요구할 권리 등을 명시한 국회법 개정을 추진했다.

또 현행 국회법 제65조가 "중요한 안건 심사에 필요한 경우 상임위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중요 안건보다 폭넓게 상임위 소관 현안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했다. 이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지난 7월 운영위를, 이어 법제사법위를 통과해 본회의만 앞두고 있다.

상임위 청문회 조항은 당초 큰 논란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사이 여권에 불리한 국정원 의혹이 새 쟁점으로 등장한 데다 원유철 원내대표-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로 지도부가 교체됐다. 

새누리당은 '악용' 가능성이 있는 상임위 청문회 조항을 제외해야 국회법 개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조항은 '중요한 안건'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 여야 협상의 재량을 인정하는 반면, 전반적인 소관 현안으로 적용대상을 규정하면 야당이 건건이 청문회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보위원회가 국정원을 상대로 청문회를 실시하는 등 정쟁이 확대될 거란 우려다.

그렇다고 여당이 당장 독자적인 수정안을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오르고, 여기서 상임위 청문회 조항을 뺀 수정동의안을 동시에 상정하면 수정동의안을 먼저 표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여당은 정치적 부담을 져야 한다.

현재 '상임위 청문회' 조항은 개정 불가피론과 현행 유지론이 엇갈린다. 

각종 현안마다 국회 차원의 특위 설치나 국정조사 청문회 실시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기보다는 소관 상임위별로 이슈를 해소하는 것이 정쟁을 줄이고 '검증'의 내실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선 개정이 합리적이다. 야당은 바로 이 개정안을 근거로 9월 정기국회와 함께 국가정보원 해킹프로그램 구입 의혹, 세월호 특별조사위 후속조치를 소관 상임위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관 현안'으로 개정하더라도 상임위가 의결해야 청문회가 가능한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이므로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법으로도 상임위별 청문회가 가능하고 실시한 사례도 있다.

여야 협상 결과 큰 틀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그 일부인 '상임위 청문회' 조항을 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 같은 쟁점 타결에 여야뿐 아니라 정의화 의장의 입장도 변수로 본다. 국회운영개선을 위한 국회법 개정 자체가 정 의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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