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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 메시지는 '응징'보다는 '대화'에 무게가 실렸다. 일본 '아베 담화'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도 비판보다는 미래지향적 관계에 초점을 뒀다.
◇ "6만여명 이산가족 명단, 北에 일괄 전달"
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 장병이 2명이 중상을 입은 점을 고려해 '도발에 대한 응징'을 우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대한 메시지에 더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북한에게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며 북측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이산가족 생사확인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 협력 △학술·문화·체육 교류 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연내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위해 우선 우리 측 6만여명의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근 '지뢰 도발' 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거듭 천명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선언(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통일대박론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화해와 협력에 기반한 남북관계 구상을 내세워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발에 대한 응징'과 '평화적 협력'은 박근혜정부 대축정책의 양대축"이라고 말했다.
오는 17일부터 이달말까지로 예정된 연례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해 올해도 북한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군사적 긴장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이날 '대북 화해 메시지'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추가로 감행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아베 담화, 아쉽지만···
대일 관계에 대해서도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경축사는 특히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 신중하게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한다"며 중립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날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말했을 뿐 직접적인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며 미래지향적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toward Asia) 전략 차원에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백악관은 아베 담화 직후 "2차대전 당시 일본이 가했던 고통에 대해 아베 총리가 '깊은 후회'라는 표현을 쓴 것을 환영한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반드시 '4대 개혁'을 완수해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이라며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개혁'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또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문화융성'을 경제활성화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새롭게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 산업과 문화를 융합함으로써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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