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정책위 '투톱' 꿰찬 '미스터 복지' 김성주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수석부의장

편집자주  |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정책위의장과 함께 정책위원회를 이끄는 ‘투톱’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총선 공약을 짜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중요한 자리에 초선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을 앉혔다. 그만큼 김 의원의 정책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복지가 정치고 정치가 복지”라는 지론을 가진 복지전문가다. 미국의 행정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 Easton)의 말을 빌려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주장한다. 사회가 생산해낸 부를 통해 마련된 정부의 재원을 분배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이 정책위수석부의장으로 만들 정책들은 그가 19대 총선 공약에서 제시했던 3대 비전인 보편복지 국가, 지속가능 사회, 사회적 경제를 통해 미뤄짐작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실현될 수 있는 단기적인 비전은 아니지만 꾸준히 관련 의제를 던지며 장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에 김 의원의 관심은 집중돼있다.

'보편복지 국가'에 대한 비전은 대한민국을 스웨덴·덴마크와 같은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의미다. '지속가능 사회'는 탐욕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는 적자생존식 정글경제가 아니라 상생하고 협력하고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공동체적인 경제를 추구해보자는 생각에 주장했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 만나 "우리당과 사회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며 "내년 총선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다고 해도 선거를 통해 지지를 못받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이기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주 정책위수석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5.8.11/뉴스1

[키워드①-노동운동과 복지]

서울대 국사학과 82학번인 김 의원은 대학시절 노동운동에 전념했다. 민주화는 노동자와 농민 등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자기 권리를 위해 나설 때 이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과정에서 1985년 구로노동자연대 파업사건, 1987년 반제동맹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지명수배로 쫓기는 몸이 돼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1986년 무렵에는 신분을 속이고 인천의 한 공장에서 금속 연마공으로 일했었다. 금속을 갈아 부드럽게 만드는 일이었다. 일당은 4000원. 하루 종일 700~800개의 금속을 갈았다. 잠깐 일하다 딴 생각하면 고속 연마기에 장갑이 말려들어가 손가락이 꺾였다. 생각을 하면 안 됐다. 기계처럼 살았다. 그는 당시에 느낀 소회를 다음처럼 회상했다.

"제조업 육체노동자들의 노동은 생각하길 원한다면 버틸 수 없습니다. 기계의 움직임과 똑같이 따라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었죠. 생각을 한면 안 되죠.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스'에 나온 컨베이어벨트에 따라 움직이는 노동자처럼 말입니다. 사람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생각했죠."

노동운동을 하면서 김 의원은 약자를 위한 정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동자와 같은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복지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들어왔고, 복지위 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에서는 노동과 복지 등의 정책을 담당하는 제4정책조정 위원장도 겸했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 세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노동단체 관계자들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4.12.1/뉴스1

[키워드②-국민연금]

정책위수석부의장 만큼 막중한 그의 임무는 국회 공적연금개혁특위의 야당 간사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적연금을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지속가능한 구조로 개혁해야 하는 일이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이 '절름발이' 상태라고 진단한다. 참여정부가 2007년 마련한 개혁이 미완의 상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깎고, 대신 기초노령연금을 10%로 올려 실질적인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들어 기초노령연금이 사실상 무력화되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수준에 불과해졌다. 

2007년 당시 추진키로 했던 보험료 인상도 정치권이 합의를 미루면서 국민연금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절름발이 상태의 빈약한 연금제도를 보완해야 하는 임무가 김 의원에게 주어졌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의 초점을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국민연금 지지 확보 △복지 사각지대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만들 수 있는 지원책의 실시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특위에서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의원은 5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반드시 전주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이전에 맞춰 전주로 이사하는 것이 확정됐었지만 최근 새누리당에서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해 서울에 남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여서 지역갈등 구도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권력과 시장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 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굳이 공사화를 해 기금운용본부를 서울에 남기려고 하는 것은 권력과 시장이 기금을 자기 마음대로 쓰고 싶다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 대표성을 강화하고 외부 간섭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법안]

◇4대복지 재원 중앙정부 마련법= 영유아보육법, 기초생활보장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등을 개정해 4대복지 재원을 중앙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게끔 한 법안들을 지난해 11월 일제히 발의했다. 재정은 중앙정부가, 서비스는 지자체가 해야 한다는 복지의 기본이자 대원칙을 확립하기 위한 법이다. 

중앙정부가 복지재원의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에 떠넘겨 지방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발의했다. 보편적 복지의 강화, 지방재정 문제 해소를 추구할 수 있는 법안이지만 정부의 반대가 거세 여전히 계류 중이다.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메르스 사태 때처럼 전염병 감염 정보가 통제돼 전국민이 혼란에 빠졌던 것을 막기 위해 발의한 법안으로 지난 6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정부, 지자체, 교육감은 감염병의 확산방지를 위해 질병의 정보, 발생 및 전파 상황을 공유하게끔 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의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이 확산되면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접촉자 현황 등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

[그의 사람들]

김 의원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2002년 '노풍'을 목격하며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현실정치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만들어줬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국민참여운동 전북본부 사무처장'으로도 활동했다.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서는 연민을 가지고 있다. 방향은 옳았지만 적을 많이 만들어온 정치 방식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과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상과 정치적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몸부림쳤던 노 전 대통령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연민이 절로 생긴다.

현재 당 내에서는 같은 82학번, 동갑내기이자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과 친분이 있다. 특히 강 의원은 김 의원이 야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공적연금개혁특위의 위원장이기도 해서 두 사람이 향후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여부가 관심사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기정 위원장(가운데)과 여야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성주(왼쪽),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2015.8.11/뉴스1

[이 사람의 한마디]
"사람들이 학자같다고 하지만 사실 싸움 좋아한다."
대학교 교수님 같은 외모와 달리 20대 때에는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투쟁'이었을 정도로 호전적인 면모도 있다. 어릴 때부터 즐겨보던 영화는 2차대전 영화 등 전쟁영화였다. 지금도 조용히 연구하는 자세로 있다가 싸울 일만 나오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정부가 자신이 발의한 4대복지재원 중앙정부 마련법에 여전히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지적하면서도 "총선, 대선 공약으로 내면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주의!]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서 충실하게 지역기반을 닦고 있다는 평가이지만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김 의원의 재선은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 전주 덕진이 정 전 의원의 과거 지역구다.

현재 정 전 의원은 고향인 순창에서 칩거하고 있다. 전주 현지에서는 20대 총선에서 정 전 의원이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김 의원이 정 전 의원 선거캠프의 정책과 공약을 담당한 적도 있다. 정 전 의원이 전주 덕진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선거전 못지 않게 두 사람 사이의 묘한 인연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

△1964년 전북 전주 출생 △전주 풍남초등학교 △전라중학교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국민참여운동 전북본부 사무처 처장 △제8대 전라북도의회 의원 △제9대 전라북도의회 의원 △제19대 국회의원(전주 덕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제4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국회 공적연금특위 간사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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