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당·통민당·새리당…野 개명의 역사 보니

[the300]통합·연합 명칭 2년 못 넘겨…보수 '자민련'만 예외

(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통합신당 추진단의 금태섭·박광온 공동대변인이 2014년 3월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신당의 당명 "새정치민주연합"을 발표하고 있다.2014.3.16/뉴스1
처음엔 "이상하다"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논란은 금세 사라지고 새 이름이 정착한다. 정당 명칭을 바꾸면 대개 그렇다. 한나라당이 2012년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1년 반 가까이 명칭 논란이 계속된다면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혼란스러워하니 역사적 명칭인 '민주당'으로 돌아가자는 개정론이 2014년 3월 창당 후 끊이지 않고 있다. 

야권의 역사를 살펴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 줄여 부르기 어렵고, 당 내부에서도 입에 익지 않는데다 역사적으로 통합·연합을 붙인 명칭은 오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도의 '민주당'이 존재하므로 이 당이 해산하거나 새정치연합과 합치지 않는다면 당명 개정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짧으면 수개월…'통합'은 단명
2000년대 들어 지금의 야권에서 '통합'이 포함된 당명은 세 차례 등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이다. 이 이름들은 길어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열린우리당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분당·탈당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합류했다. 헤쳐모여 끝에 대통합민주신당이 태어났지만 대선용 명칭이었다. 대선에 패배하는 순간 당명의 생명력은 끝났다. 

신당은 2008년 민주당과 합쳐 통합민주당이 됐다. 지난 4일 별세한 박상천 상임고문이 손학규 상임고문과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당은 그해에 '통합'을 떼버리고 민주당으로 복귀했다.

그 민주당이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둔 2011년 12월, 그때까지 정치권 밖에 있던 문재인 대표와 시민사회 세력을 받아들였다. 새 이름은 민주통합당. 야권연대나 빅텐트론이 강조되던 야권에서 통합은 그 자체로 선거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통합'으로 대선에 이기지 못했다. 1년5개월만인 2013년 5월, 다시 통합을 뗀 민주당이 됐다.

또다른 통합민주당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새정치국민회의 구성세력으로 녹아들며 사라졌다. 당시 통합민주당 소속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DJ와 '결합'한 게 이때다. 1990년대 신민주연합당도 단명했다.

이처럼 서로다른 세력이 합친 직후 통합·연합같은 이름을 쓴다. 그런만큼 과도기란 의미가 강하다. 새정치민주 '연합'도 기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결합으로 탄생했단 점을 드러낸다.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10년 넘게 이어져 예외다. 하지만 현재 여권의 범주에 들고 세력연합보다는 김종필(JP)이란 원톱의 카리스마가 강했다는 점에서 지금 야권 상황과는 다르다.
그래픽=이승현 the300 디자이너

"그렇다면 우리도 '새리당'이라 부르겠다."
보수정당 쪽에선 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 등 더이상 줄여 부를 수 없는 이름을 만들었다. 싫으나 좋으나 새 이름을 부르는 것도 빨리 정착됐다. 

반면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좀처럼 '민주당'이란 이름을 버리지 못했다. 당 핵심 의원 중에도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을 섞어 부르는 일이 잦았다. 2월 전당대회에선 문재인·박지원 대표후보간 당명복귀를 두고 논란도 벌어졌다. 결국 야당은 작명에서도 여당에 밀리는 셈이다.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박광온 의원은 당대변인 시절인 지난해 4월2일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을 "새리당"으로 불렀다. 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새정련'으로 부르는 데 항의한 것이다. '새민련'은 자민련과 흡사하고, 안철수 의원이 상징하는 '새정치'를 살리지 못해 안철수효과도 누릴 수 없어 새정치연합이 발끈했다.

박 대변인은 이름은 당사자가 원하는대로 부르는 것이 원칙이고 굳이 줄여야 한다면 '새정치연합'이라고 요구했다.

그렇다고 도로 민주당이 정답일까.
이름을 바꾸든 유지하든 각각 장단점이 있다.

전통적 지지층에서나, 젊은 층에서나 '민주당'이 부르기 쉽고 편하다. 상징성 역사성도 보여줄 수 있다. 반면 잦은 이합집산과 당명개정으로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새정치'가 안철수 의원의 트레이드마크 격이었고 '도로 민주당'이 되면 호남색이 짙어진다는 걱정도 있다.

호남을 중심으로 신당론이 꿈틀대는 것도 주목된다. 원심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구관이 명관' 식으로 민주당 명칭을 복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관련기사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