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법예고까지 했던 상법개정안 '실종'…왜?

[the300]2년전 재계 반발로 입법화 추진 중단…롯데 사태 계기로 법안 도입 주목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 공청회'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 주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상법개정안 중 Δ다중대표소송 도입 Δ대표소송 제도 개선 Δ집중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Δ감사위원 분리선출 Δ전자투표 단계적 의무화 등에 대해 발제하고 패널들이 찬반토론을 벌였다. (우윤근 의원실 제공) 2015.6.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위해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지만 2년째 입법화 추진이 '올스톱' 상태다. 이번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사건으로 상법 개정안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 추진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다 갑자기 유야무야 된 배경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7월 법무부는 △ 다중대표소송제와 이사회의 업무감독 기능 강화 △집중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 방식 도입 △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등 을 골자로한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상법 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겠다며 내세웠던 대선 공약이다.

당시 법무부는 상법 개정안 입법예고 취지에 대해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회 선임 절차를 개선하고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정비하는 한편 경영진의 위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구제수단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주주총회의 활성화를 도모함으로써 투명하고도 건전한 경영 및 기업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법예고 한달 뒤인 8월 박 대통령이 10대그룹 총수와 오찬을 하면서부터 '경제활성화'로 기조가 바뀌었고 입법예고됐던 상법 개정안 논의가 중단됐다. 

당시 재계는 "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뛸 수 있게 장애물과 애로를 해소해 달라"면서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 (상법 개정안은) 대기업 옥죄기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말해 경제민주화에 대해 적극 반대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재계의 반발로 상법 개정안은 법제처로 이관되지 못했고 국무회의와 정부발의 입법 과정 등을 거치지 못하면서 입법화 과정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도 비슷한 취지의 상법 개정안이 30여개 가까이 올라와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계기로 애초 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들이 늦게나마 도입될지 주목된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의 위법행위로 모회사까지 손해를 봤을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제도다.

오너가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경우처럼 단 0.05%의 지분만 가지고 경영권 전권을 휘두르다가 회사가 손해를 볼 경우 소주주들의 소송에 휘말려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사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한 주주총회에서 1주 당 선임예정 이사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가지고 이를 한 사람에게 집중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원하는 이사가 선임될 확률이 높아진다.

전자투표제는 주총 현장에 가지 못하는 소액주주들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역시 소액주주의 주총 입김을 강화해 오너일가 등 대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방식이다.  

경영에 대한 감독 기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 선출(일반 이사와 감사위원 이사를 따로 뽑는 방식)과 집행임원제 도입이다. 

분리 선출제도는 지난 1962년부터 시작된 제도지만 지난 2009년 일괄선출 방식으로 바뀌면서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재벌 총수 등 대주주의 '의결권 3% 제한'이 무색해졌다. 

집행임원제는 의사결정과 감독 권한을 지닌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두는 제도다. 이사회가 업무 감독에 전념하게 돼 기업지배구조 내 견제와 균형 원리가 회복되고 이로써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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