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총수 해외지분 공시 의무화 추진…기존 순환출자 인정

[the300] 당정, 롯데사태 순환출자 문제 아냐

박용규 기자 | 입력 : 2015.08.06 17:44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 등 대기업 소유구조 관련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당과 정부는 이 자리에서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재벌그룹 지배구조 개선책을 모색한다. 2015.8.6/뉴스1

당정이 해외계열사를 통한 깜깜이 그룹운영을 해온 롯데에 칼을 빼들었다. 당정은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자료 제출 요구와 함께 공정거래법을 개정을 통해 총수의 해외계열사에 지분에 대한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기존 순환출자 문제는 경제에 미치는영향이 커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롯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당정협의에서 해외계열사의 동일인 관련자 지분 현황과 해외계열사의 국내 해외계열사 출자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후 브리핑에서 "당정협의에서는 대기업집단의 해외 계열사 현황점검 및 정보공개 확대 방안 순환출자 해소방안 등을 검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정은 해외 계열사의 공시의무는 총수에만 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외 계열사에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자료 따르면 "해외 계열사가 국내회사 지배의 우회수단이 되고 있어 해외 계열사 관련정보의 공개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해외 계열사 공시의무는 외국법인에 대한 법적의무 부과, 공시의 신뢰성 확보 등 법집행상 한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정은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현행 제도를 유지키로 했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롯데 사태의 본질과 상관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존 순환출자는 미치는 영향이 크고 부담이 크다는 우려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나눴고 순환출자에 대한 공시 및 변동 등을 기업 스스로 하기로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롯데사태는) 소유구조문제 아닌 이사회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해임하는 전근대적 기업 경영행태가 문제"라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시 "이번 롯데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롯데 사태를 계기로 다른 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정부 들어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그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정부의 관점"이라고 말했다.

당정이 롯데사태를 계기로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야당도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야당은 지난 2013년 현행 신규순환출자 금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 당시 합의되지 못했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롯데그룹의 소유지배권을 둘러싼 다툼은 재벌의 후진적 소유지배구조의 민낯을 드러낸 사례"라며 "기존순환출자 역시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해소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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