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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는 31일 ''대리 수술'의 문제점을 통해 본 의료서비스 개선과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0년대 들어 의료광고에 관한 규제가 완화되고 외국인환자가 증가하면서 대리 수술이 늘어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위한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의료광고 규율방식이 특정 사항을 열거해 제한적으로 금지시키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인터넷의 발달로 의료광고가 급증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의료광고 심의건수는 2011년 5000건에서 2013년 1만5827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국내 병원 수익이 대부분 진료비와 검진비다보니 병원 입장에선 최대한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환자 유치도 병원들이 열을 내는 부분이다. 2009년 이후 외국인환자 유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이래 2014년까지 연평균 34.7%씩 환자가 늘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환자는 2014년 26만명으로 이들이 지불한 진료비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5569억원을 기록했다. 복지부는 2017년 외국인환자 50만명(실인원 기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환자 급증이 대리 수술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하루에 한 명의 의사가 가능한 최대 수술 환자 수는 많아야 7~8명 정도인데 유명한 한 명의 의사가 하루에 수십 명을 수술하는 경우 대리 수술이 의심된다"고 했다. 특히 대리 수술로 인해 외국인환자가 자신이 동의한 의사로부터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절하돼 외국인환자 유치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입법조사처는 일단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심의 대상이 아닌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내부 광고나 의료기관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검색 배너광고, 블로그 체험수기를 통한 광고 등이 범람하는 만큼 의료광고 심의대상을 검토 정비하고, 불법 의료광고에 관해선 현행법이 정하고 있는 규제의 적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은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을 포함하는 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1년 범위 내에서 의료업 정지, 개설 허가 취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또 "수술, 검사, 치료 등의 의료행위 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가능한 위험 등을 설명하는 의료인의 의무를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엔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의료행위 설명의무와 환자의 동의를 규정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김성주·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