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단회를 갖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26일 성장지속 가능한 사회와 포용적 성장, 인간 존엄이 보장되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성장친화적 진보'와 '포용적 시장경제'를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철저히 시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살피고 시민의, 시민을 위한 정치를 발판으로 빠르고 강한 정책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지난 수요일(22일) 정책위 자문위원과 첫 만남을 가졌는데 지속 가능한 사회와 포용적 성장, 인간 존엄 보장되는 원리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그런 관점에서 모든 정책을 다시 살펴보고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기자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인터뷰하며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며 '동물의 왕국'을 자주 본다고 했던 언급을 겨냥, "저 역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다큐를 정말 좋아한다"며 "제가 본 정글의 법칙은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놈이 느린 놈을 잡아먹는 것으로, 강한 건 덩치가 아니라 속도다. 빠르고 강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상임위가 우선으로 정책위가 지나치게 앞서기보다 철저히 상임위, 원내대표, 당 대표를 지원하는 빠르고 강한 정책위가 되겠다"며 "빠르고 강한 정책위야말로 빠르고 강한 야당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장은 그동안 진보 진영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성장론'과 관련해서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를 '성장 친화적 진보', '포용적 시장경제'라고 지칭하며 "한국사회는 성장은 보수의 담론이고 분배나 복지는 진보 담론이라는 편협한 이분법에 쌓여있다"며 "한국사회에 만연된 보수 진보 이분법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도 중요 하지만 내수기반 경제도 중요하고, 재벌대기업 경제도 중요하나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제 능력도 중요하다"며 "청년 벤처들이 실패해도 또 일어서는 벤처기업가 정신을 꿈꿀 수 있게 하는 것이 성장친화적 진보, 소득주도 성장, 경제민주화 시즌2라 정리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가 내세우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론'과 이종걸 원내대표가 내건 '경제민주화 시즌2'를 어떤 조율할 건지에 대해서는 "함께 성장하고 나누는 성장론이 소득주도 성장론이고, 그런 가치들이 온 사회로 퍼져야 한다는 것이 경제민주화시즌2 논리"라며 "그런 관점에서 표현과 어법의 차이일 뿐 궁극적인 지향은 같다"고 설명했다.

여야 추가경정예산(추경) 합의에 따른 '법인세 정비' 문구와 관련해선 "조금 여유롭고, 그래도 살만한 대기업들이 사회적 명예와 책임, 헌신성을 다해줘야 한다"며 "(법인세 조정 관련) 논의를 회피하는 정부여당은 대단히 무책임하다. 4년째 거의 매년 10조원씩의 세금이 못 걷히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추경 협상 합의문 부대원칙에 '법인세의 정비'라는 문구가 넣었다. 세수 확충을 위해 법인세 정상화를 원했던 야당과 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법인세 감면을 주장했던 여당이 절충점으로 잡은 애매한 문구였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급하게 논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는 "저희들이 모든 법인의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며 "4대 재벌대기업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전 40%에서 지금은 60%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따라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최저한세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몇천억원 정도 더 들어온다"며 "법인세 감면도 재벌대기업 위주로 돼있고, 감면액수가 거의 4~5조원 정도 된다. 손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사내유보조차 할 수 없고, 투자조차 할 수 없다면 저희들의 논리가 잘못된 것이지만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계속 곳간에 쌓아두고 있다"며 "소위 잘 나가는, 과표로 볼 때 부담이 가능한 상위 대기업의 법인세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선 "시민이 권력과 정치를 감시할 의무와 권리는 있지만 권력과 정치가 시민을 감시해선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근혜정부가 4대 구조개혁 과제 중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원내대표단과 정책위,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의 정책협의를 가까운 시일 내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정부는 무엇을 위한 노동개혁인지 말하지 못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FTA 관련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등 법률적 문제점을 지적했던 최 의장은 "무역·투자협정의 세계적 흐름이 많이 바뀌고 있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양자에서 다자간 협정으로 바뀌는 체계니까 통상적 요소 뿐 아니라 안보적, 세계경제적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TPP와 한중FTA에 대해 비중을 가지고 공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