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는 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과 박 시장의 출석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결국 출석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합의해 의결했다.

앞으로 진행될 특위 회의에는 이 부회장 대신 윤순봉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과 송재훈 병원장이, 박원순 서울 시장 대신 행정 부시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특위는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의 요청을 받아 메르스 확산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의 실질적 소유주 자격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인 이 부회장과 기관장 증인 자격으로 박 시장 출석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야당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새누리당이 난색을 표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도 특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이 출석 여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김용익 의원은 "야당이 삼성 망신주기, 정치적 홍보를 위해 이 부회장을 부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는데 정치적 악용 의지는 없었다"며 "이 부회장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부르지 않기로 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수 의원은 "우리 특위 취지대로 실질적으로 와서 도움이 될 증언을 해 줄 분이 필요하다"며 "절대 비호나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특위에서는 지난 달 7일 진행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메르스 관련 병원 발표 당시 전달된 'BH(청와대) 요청' 메모의 출처 공방도 이어졌다.

당시 최 부총리는 발표를 하는 도중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BH 요청'이라고 적힌 메모를 받고 "환자들이 단순히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감염 우려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 날 최 부총리가 지칭한 18개 가운데 5개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쪽지의 출처가 청와대 어느 부서냐는 것이 특위 위원들의 공통된 질문이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복지부와 청와대) 실무진끼리 (협의)한 내용(경유병원 공개에 대한 우려)을 (복지부) 대변인이 감안해 달라고 쪽지를 전달했고 부총리께 제가 전달했다"며 "경유 병원에 대한 국민 오해가 없게 하는 건 상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얼마 전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용수석에게 다 질의를 했지만 이런 요청을 한 것을 아무도 파악하지 못했다"며 "청와대의 요청을 사칭했거나 거짓말 아닌가. 복지부 대변인이 장관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메모로 말을 전달하는 사이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 감염병원 공개를 지시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언제인지를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문 장관은 지난달 3일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병원명단을 포함한 정보공개를 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 반면 이 자리에 배석한 김우주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대통령이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을 이야기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은 "확잔자가 3일에는 하나도 없었는데 4일, 5일 지나며 확산이 되기 시작해 더 이상 병원공개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 것 아니냐"며 "문 장관이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