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2013년 추경 3079억 쓰지도 못했다…올해도 1.4조 배정

[the300]전체 추경 절반...본예산도 못쓰고 남은 사업예산 900억원, '쪽지예산' 활용 의혹도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2013년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로 기대를 모았던 국토교통부 추가편성 예산 중 절반 가까이가 제대로 쓰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 예산 편성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져 제대로 된 경제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편성받은 추경 예산 중 3079억원이 고스란히 남아 다음해 예산으로 이월처리 되거나 불용됐다.


본 예산 2조6649억원에 6949억7500만원을 추가로 편성받았지만 정작 최종적으로 쓴 돈은 3조520억원이었다. 추경으로 편성 받은 예산 중 절반 가까이인 3079억원을 제대로 쓰지도 못한 것이다.


추경까지 받고도 편성받은 본예산 조차 못 쓴 경우도 있다. 국토부가 편성받은 추경사업 91개 중 원래 편성됐던 본예산도 다 집행하지 못한 사업은 17건, 본 예산 중 186억원을 집행하지 못했다. 추가된 추경 예산 716억원을 합하면 총 900억원을 헛되이 예산으로 편성한 셈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도로사업에서 두드러진다. 실제로 추경 예산 중 65%인 4573억원이 도로사업 예산에 편성됐다. 그러나 도로사업에 편성된 총 예산 중 이월되거나 불용된 돈은 2330억원에 달했다.

사업별로 들여다 보면, 본예산의 절반 이하를 쓴 사업들도 눈에 띤다. 감포~구룡포 국도건설의 경우 예산 집행률이 44.6%, 청양~홍성2지역간선5차건설 사업의 경우 41.6%, 소천~도계2지역6차건설 사업의 경우 42.9%의 총 예산 집행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사업에 추경 예산을 더 얹은 셈이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추경에 포함된 도로사업의 대부분은 새로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아닌 도로를 확장하는 사업이다. 사업구간 또한 10 Km 미만이 대부분이어서 예산의 '과대 편성' 문제도 제기된다. 한 지역별 사업에 가져가는 돈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적지만, 이를 합산하면 예산이 수백원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경이 '전시' 추경으로 전락한 데에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대규모 SOC(사회간접사업)이 줄어들자,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사업을 챙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예결특별위원회에 활동했던 한 의원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이 예산을 남기더라도 지역 사업을 위해서 실제 필요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배정받으려는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물론 사업을 하다보면, 사고나 토지보상을 이유로 지연돼 불용이나 이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부분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충분이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경 편성 내용이 올해 추경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추경 예산안에 따르면 국토부가 이번 추경을 통해 더 받은 예산은 총 1조4377억원이다.


이중 도로와 철도 부문에 추가로 편성된 돈이 각각 3996억원, 8207억원으로 전체 추경예산의 약 84%에 달한다. 총 6767억원의 추경예산 가운데 도로·철도사업에 전체 74%(도로 4533억원, 철도 500억원)이 투입됐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비율·총액 모든 면에서 대폭 예산이 늘은 것이다.


그러나 함양~울산 고속도로, 성산~담양 고속도로. 포항~삼척 철도건설, 부산~마산 복선전철 등 추경예산이 편성된 사업 상당수는 올해 완공이 불가능하다. 내년 혹은 내후년까지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 추경 예산을 즉각 집행하기 어렵다. 차라리 이번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해 줬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추경 예산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지역 도로 개선 사업에 치중해 편성이 된다면 제대로 된 경제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추경 예산이 최종 집행되는 시기가 8월인데, 올해가 가기전에 사업 집행이 어려워 편성된 예산 절반도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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