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원 설립법' 6월 처리 불발…'둘 수 있다' 문구 두고 '팽팽'

[the300](상보)6일 복지위 법안소위 진행…복지위원 "정부 무책임"

삼성서울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10명이 국립의료원과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으로 분산돼 이송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1.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근거 마련을 위한 법안 심의가 6일 해당 상임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빠르게 처리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사실상 6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이명수 의원)를 열고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의 내용이 담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여·야·정 모두로부터 설립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상황. 

그러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근거를 빠르게 마련하자는 국회의 의견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아울러 법안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무조항을 넣자는 국회 주장과 '둘 수 있다'문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정부의 의견도 접점에 이르지 못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옥주 차관은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병원 설치도 중요하지만 평상시에 어떻게 운영하고 인력 확보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도 중요하다"며 "이 부분(감염병 전문병원 설치)을 빨리 진행해야 하지만 공청회를 통해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차관은 "법 조문에도 감염병 전문병원을 '둘 수 있다'고 우선 하고 세부적 논의에 들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는 여야 의원들을 막론하고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비판했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이미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고려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공청회 등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지난 6년 동안 무엇을 했나.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나서 다시 6년 후에 똑같은 소리를 할 것이냐"며 "그 때 되면 장 차관은 복지부에 없을 것이다.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문정림 의원은 "(차관이) 인력확보 중요성을 얘기했는데 법안에 인력확보와 효율적 운영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며 "(감염병 전문병원)은 평상시에는 연구와 함께 (감염병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하고 사태가 발생하면 치료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정부가) 예산 때문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는) 안 된다고 하면 오히려 이해가 가지만 역할 고민을 위해 (공청회 등을 여는 등 연기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동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복지부는 '둘 수 있다'로 조문에 넣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사태를 겪고도 병원을 둘지 말지 판단을 못하고 있다"며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속도조절' 의견과 법 조문에 대한 문제를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에 진행된 복지위 법안소위는 관련 개정안에 대한 정부와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산회됐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법적 근거 마련은 사실상 6월 국회에서 불발됐다.

복지위는 추후 법안소위를 열고 7월 국회에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에 대한 개정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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