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순직자→전사자 격상' 법안, 6월국회 처리 '불발'

[the300]국방부 이틀연속 "소급입법 시 유사사례 재정소요 우려" 반대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현행 '순직자' 수준에서 '전사자' 수준으로 격상하는 법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가 끝내 불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일 전날에 이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제2연평해전 전투수행자에 대한 명예선양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과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한 차례 보류된 법안을 한 회기에 연이어 재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국회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그러나 두 법안은 전날과 같은 이유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국방부에서 법안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돼 소급입법할 경우 유사한 경우의 과거 전투 전사자들의 특별법 소요가 많아 예산부담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면서다. 


국방부는 기획재정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는 것도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소급입법 대신 선양사업으로 예우를 대신하겠다는 의견을 반복했다.


의원들도 이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이 법안 이후 비슷한 특별법 수요가 줄줄이 생길 경우 형평성 문제로 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전쟁 이후 대간첩 작전 전사자만 232명"이라며 '당연히 해드려야 하는데 이 건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같은 당 홍철호 의원도 "어제 요구했던 유가족 현황 자료가 왔는데 생활이 안정적인 분들이 없다"며 "이분들만 별도로 방안을 마련하든 특별법을 제정하든 어떤 수단으로 보상할지 국방부가 다음 소위에 보고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윤후덕 법안소위 위원장은 "특별법이든 개정안이든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로 가야 하는데 계속 결정을 미루는 방식은 좋지 않다"며 "국방위에서도 얘기를 많이 했고 사회적으로도 논쟁이 많이 된 사안인데 주저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국방부는 이틀째 기재부가 부정적 의견이란 것을 반대 이유로 제시하면서도 이에 대한 어떤 공문이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윤 위원장은 "법안소위에 임하는 정부가 증거도 확보 안 된 부처 의견을 빌미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국방의지로, 심정적으로 철학적으로 이 법안을 관철해내겠다는 결심으로 타 부처를 설득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안 된다는 협조를 구한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연평해전 발생 2년이 갓 지난 2004년 법안 개정 당시에도 기재부와 법제처가 소급 안 된다는 의견을 냈던 것인데, 재정소요가 발생하면 부처간 조율이 필수"라며 "구두로 부정적 의견을 받았는데 공식 답변을 달라고 더욱 독촉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법제처와 기재부를 다음 소위에 불러 논의하자는 방안도 나왔으나 국방부의 결심 없이는 똑같은 논의가 반복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결국 국방위는 두 법안에 대해 다음 회기까지 숙려기간을 갖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19일 국방위 법안소위에서 법안심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한편 두 법안은 모두 2002년 6월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기습공격한 북한 경비정 2척에 맞서 싸우다 사망하거나 부상한 장병과 유족들에게 충분한 예우와 보상을 하고자 하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심재철 의원의 법안은 제2연평해전 사상자들을 위한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보상을 '전사자'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 이외에 명예선양 및 보상심의위원회 등을 설치하고 위령탑 건립 등 명예선양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안규백 의원 법안은 기존의 군인연금법 부칙에 '제2연평해전 전사자에 대해 개선된 기준의 사망보상금을 적용·지급한다'는 예외규정을 덧붙여 개정하는 것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발발 당시 '군인연금법'은 현행과 달리 전사와 순직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공무상사망자 사망보상금'으로만 정하고 있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은 순직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았다.


이에 2004년에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정부에서 대통령령을 개정했으나 하위법령의 한계 때문에 이들에 대해 소급할 수 없었다. 해당 대통령령의 규정은 2013년에 비로소 법률에 직접 규정됐지만 여전히 소급규정이 없어 이들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못했다. 개정의 도화선이 된 이들이 법개정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은 개인별 보수월액의 36배인 3048만~5742만원의 사망보상금을 받았다. 2004년 법개정 이후 발발한 천안함 피격사건 전사자들은 '소령 10호봉 보수월액의 72배' 적용을 받아 1인당 평균 2억1만원의 사망보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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