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박원순 '무차별 포격' 이노근…그는 왜?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 한동안 잠잠했던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노원 갑)이 침묵을 깨고 나섰다. 박원순 저격수 본색이 살아난 것. 이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과도하게 지급된 박 시장 비서진의 업무추진비를 들고 나섰다. 

지난 5월 감사원은 서울시가 정무수석비서관(5급), 정책수석비서관(4급) 등 업무추진비 지급대상이 아닌 이들에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2억여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은 황찬현 감사원장에게 과도하게 지급된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환수하지 않았다면서 집중 추궁했다.


# "그럼 '잡개' 보러 서울대공원에 갑니까?"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주제는 다름아닌 잡종개였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사적으로 선물받은 개 세 마리를 '방호견'으로 등록해 사육비를 서울시 예산으로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이 종종 매체에 노출했던 진돗개의 사료비와 유지비에 세금을 쓴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시 국감은 그날 때아닌 잡견논란으로 시끄러웠다.


# "여기 있는 의원들 중 '다운계약서' 안 써본 의원 있습니까?"

올해 초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청문회. 유 장관이 2005년 당시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지가 기준으로 매매가격을 기록, 세금을 적게 냈다는 점을 지적하자, 이 의원이 유 후보자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두둔하고 나섰다. 실거래가 적용으로 법 개정이 되기 전이기 때문에 당시 공시지가로 거래한 것이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당시 부동산 매매를 거래한 의원들 모두 다운계약서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국토위에서 이 의원은 가장 목소리가 큰 의원이다. 논란거리가 되는 질의를 서슴치 않는다. 야당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는 발언도, 여야 모두를 당황케 하는 발언도 대부분 이 의원 입에서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국토위에 이 의원 없으면 새누리당이 '전멸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이 의원이 야당 밭인 노원구청장을 지낼 당시 얻어낸 별명 '강북투사'는 국회의원 당선으로 이어진 비결이기도 하다.


당시 이 의원은 강남권 일대(강남,서초,송파등 강남3구)에서 거세게 반발했던 공동과세제도를 강력하게 주장해 유지시켰다. 공동과세제도는 서울시가 구청이 걷는 세금인 재산세의 50%를 재정이 열악한 다른 구청에 나눠주는 것이다. 당시 이 의원은 강남에서 이 제도에 반대하자, '강남 개발 자금의 출처를 따져보자'며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물론 '강공'만이 그의 필살기는 아니다. 행정고시 합격 이후 서울시 공무원, 서울 구청장을 두루 지내면서 정책과 입법에도 적극적이다. 

 

2012년 19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그는 부동산 규제 완화, 민간 기업의 임대주택 사업 참여 등 대부분 규제완화를 통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주장한다. 그는 민간사업자가 참여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서울의 '주택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필]


1954년 충북 출생 △1976년 행정고시 합격△1990 ~ 1993년 대통령 민정비서실 행정관 △

1994 서울특별시청 문화과장 △  1998년 서울특별시청 주택기획과 과장 △ 2006년 노원구청장 △ 2011년 서울시립대, 서울여자대, 광운대 겸임교수 △ 2012년 19대 국회의원

[키워드1-박원순 저격수]


이 의원은 대중에게 '박원순 저격수'로 더 잘 알려져있다. '안티 박원순'으로, 박 시장이 펼치는 시정에 대해서 사사건건 '반대' 목소리를 낸다. 그는 이유없는 반대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박 시장이 겉으로 보기 번지르르한 '전시행정'만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와 박시장의 인연은 2009년 노원구청장을 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 시장의 제의로 노원구청의 일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책자를 냈다. '구청씨! 세상을 바꾼느 생생공감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노원구청의 각 부서별로 구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한 예를 소개했다. 3권으로 나뉘는 이 책을 만들어면서 박 시장을 잘 알게 됐다고 이 의원은 회고 한다.


이 의원이 박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가 서울시장이 되고 난 후 부터다. 특히 인사문제에 있어서 가장 비판적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이의원은  "의사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가이듯, 정책도 전문가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시장이 시민사회 시절 알던 인맥을 서울시 공무원으로 채용해 비 전문가적인 정책이 계속 나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키워드2-김용민]


그의 사무실 소파 옆에는 만화가 그려진 액자가 있다. 거기엔 김용민 전 노원구 갑 국회의원 후보가 '넉다운'돼 쓰러져 있고, 이 의원이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2년 총선 당시 그가 느꼈을 쾌감이 엿보인다.


2010년 노원구청장 재선에 실패했던 이 의원은 2012년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했다. 그가 노원구청장을 했던 경력을 토대로 노원갑에 공천을 받았다. 노원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지역이었다. 전통적으로 야 성향이 강한 지역인데다, '반이명박정부' 정서도 강했다. 김용민이라는 상대후보의 지지율도 높았다. 


특히 김 후보는 팟캐스트 '나꼼수'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 중이었다. 언론에서도 김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김 후보가 결국 자신이 뱉은 말로 '실표'하면서 그는 김 후보를 예상외로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이 의원은 이를 '어부지리'가 아니라 당연한 결과라고 여긴다. 구민들을 직접 만나서 발로 뛰고,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해주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

지금도 그는 발로 뛰는 지역구 활동에 열심이다. 매주 하루는 지역사무소에 앉아 오는 구민들의 민원을 직접 청취하고 해결책을 찾아본다. 편하게 자녀 진학을 상담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얘기를 직접 듣기도 한다. 이 의원은 "지역구 관리는 의원이 하는 필수적인 것"이라며 "사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주민들과의 친밀도를 찾고 여기서 정책을 발굴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워드3-알고보면 '교양'있는 남자]


이 의원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아니여~, 그런겨~" 라고 얘기하면서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그가 발언할 때마다 뒤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알고보면 그는 '교양'있는 남자다.

서울시 공무원을 하면서 수년간을 문화과장으로 재직했다. 우리가 지금 보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영국 런던에 출장을 다녀온 그가 점심에 직원들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 주변을 산책하면서, 런던의 교대식을 도입하면 어떨까 생각한 것. 당시 문화 전문가들은 이 아이디어를 듣고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직진했다. 지금껏 덕수궁 수문교대식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 한 것에 그가 뿌듯한 이유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경복궁과 운주사를 둘러보고 그의 느낌을 적은 수필집도 냈다. 투박한 그의 평소 모습과 달리 필체가 사뭇 감성적이고 부드럽다. 그는 '운주사로 날아간 새'를 집필하며 머릿글에 이 같이 남겼다.


"역사를 통해 볼 때 빈부의 차이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탈법과 편법으로 결정되어지는 사회구조라면 이는 올바른 사회가 아니며, 그 탈법에 의해 지배당할 때 저항 운동이 일어나기 마련이었습니다"


[키워드4-'비주류']


그는 스스로 '비주류'라고 말한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고, 여권의 주류라고 하는 영남 출신도 아니다. 행정고시를 합격한 이후에도 주무부처 주변을 맴돌았다. 그가 가장 처음 부임받은 부처가 부산 항만청이었던 것도 그 이유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자신의 '성장동력'이었다고 자부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성과가 쌓이면 '자신감'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을 거쳐, 민선 구청장, 19대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했던 비결도 여기에서 찾는다.


욕심은 부리지 않되,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그가 비주류 공무원에서 '롱런' 고위공직자로 생존한 그만의 비결이다.


[주요발의 법안]


이 의원이 19대 국회 들어와서 가장 처음 내놓은 법안은 2012년 8월 발의한 재건축 재개발 연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다. 이 법은 지자치단체별로 20년에서 40년까지 각기 다른 재건축 연한을 20~30년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의원은 노원구청장인 시절부터 재건축 연한에 대해서 많은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 법안은 이 의원이 통과시킨 1호 법안이기도 하다.


이 법안이 통과된 후 대부분 40년 연한인 서울 부동산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은 강남에 가장 많은 이익을 주는 법이라는 이유로 야당에선 크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젊은' 법안들을 많이 발의하는 의원 중 한명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잊혀질 권리(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자신이 스스로 인터넷에 공개한 정보더라도, 인터넷 사업자에게 삭제 요청을 하면 그것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개인이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이 보다 더 강화된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요청 통지의무'는 도입돼 있지 않다. 2012년 유럽연합(EU)에서 도입한 이후 국내 입법부에서 논의된 것은 처음이다.

 

[이노근의 '사람들']


'이노근'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의외의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여당 내 계파에 속해 있지도 않다. 굳이 그와 인연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김무성 대표다. 그가 1990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으로 발탁돼 일하면서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김무성 대표와 만나게 된 것. 그는 당시 김 대표와 함께 새만금 개발사업을 고안하고 열정적으로 추진했다고 회고했다.


최근 상임위에선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실제로 그와 사적으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목적을 둔 관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 내에서도 당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올해 초 있었던 김영란법 본회의 표결이다. 그는 여당 의원 중 기권 버튼을 누른 3명 중 1명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김영란법에 동의할 수 없지만,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줄 수 없어 기권했다"고 밝혔다.


[이 한장의 사진]


노원구공릉동도깨비시장에서 상인과 함께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사진제공=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


[요 주의!]

이 의원은 '자신감'이 최대 무기이자 약점이다. 자신을 신뢰하는 것은 장점이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특히 여당 내에 주택정책통이라 불릴 만큼 전문가이지만 야당과의 합의점을 찾기보단,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피력하는데 주력한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정책을 모색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전문성과 경험이 '일방주의'에서 탈피할 때, 정책 능력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게 주위의 평이다.

 

보수적인 성향을 여과없이 드러내다 보니, 여권 내에서도 다음 총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로 국토위 관계자는 "이 의원에게 노원구 공천을 다시 줄것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야권 밭인 노원구를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이 의원이 어떻게 공략할지 걱정"이라며 "행정력과 전문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젊은층과 서민층이 많이 사는 지역구 성향과 동떨어지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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