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朴 날선 비판에 '충격과 혼란'…친박-비박 '총회 혈투'

[the300]친박-비박 격론 속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 의견도…여권 상처 불가피


청와대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여당 내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2015.6.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연계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권이 대혼란에 빠졌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체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겨냥한 박 대통령의 날선 비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당청, 당내 계파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당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 전체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무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비박'(비 박근혜)계 지도부를 향한 '친박'(친 박근혜)계의 '원내지도부 책임론' 압박 기류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이 행사돼 국회에 다시 이송된다면 우리 당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면서 자동 폐기 절차를 밟을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에는 과거 원내총무할 때 노동법 파동으로 내가 책임진 일이 있다"며 유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국회법을 둘러싼 당청갈등에 대해 "지금 당청 간에 서로 선명성 경쟁을 하는 것이냐"면서 "대통령하고 여당이 선명성 경쟁을 하고, 서로 다투고, 존재를 부각하고 하는 관계는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뜻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며 맞섰다.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며 "특별히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법률 해석적인 문제"라고 일단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 수습에는 역부족한 모습이었다. 

대통령의 예상을 넘는 초강수에 재선급 의원들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신임문제를 다루기 위한 점심시간에 긴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박민식 황영철 의원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비박계 회동은 당내 재선급 의원들이 주축이 돼 의총에서 표출될 목소리를 조율했다.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이끈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당내 갈등의 또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에 책임을 묻고 사퇴 압박을 가하는 반면 비박은 "유 원내대표에 책임 묻는다는 것은 민주주의 실종"이라며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부터 비공개로 세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할지 여부와 협상 책임자였던 유 원내대표가 직을 사퇴해야 하는가를 두고 친박과 비박이 '의원총회 혈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 "청와대와 당이 대결하면 둘 다 끝장"이란 식의 말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에 부치는 대신 '자동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현재까지는 다수를 이루는 분위기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에 부치지 말고 19대 회기가 종료될 때까지 기다리다 폐기하자는 것이다.

헌법에 "재의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회는 재의에 부치고"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시한은 별도로 정해져있지 않다. 따라서 재의 요구를 계속 미루면 19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가장 가까운 본회의인 7월1일 개정안을 재상정한다 해도 새누리당이 불참할 경우 의결정족수에 미달, 자동 폐기될 수 있다.
책임론도 거론되긴 했지만 사퇴 요구까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표적 친박 강경파로 꼽히는 김태흠 의원은 의원총회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법 처리 과정을 주도해 당청 간 불협화음을 내고 집권당으로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유 원내대표는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누리당 입장에선 가결이든 부결이든 재의결 될 경우엔 당과 청 어느 한쪽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지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때와 같이 이번에도 재가결되면 박근혜 정부의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반면 부결될 경우엔 청와대와의 마찰 유발, 여야 협상 실패에 대한 유원내대표 책임론이 거세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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