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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면담에 앞서 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
박근혜 정부 들어 위안부, 과거사 왜곡 등의 문제로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했던 한일 간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까지 떠오르면서 관계 개선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4년여만에 외교장관으로서 일본을 방문해 장관회담은 물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실상 특사 역할을 했다는 점도 양국 관계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윤 장관은 22일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일 양국 관계가 진전되는 원년을 만들겠다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아베 총리 역시 박 대통령과 함께 한일 관계를 개선시켜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양국 정상 모두가 오랫동안 진전이 없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새로운 국면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또한 윤 장관이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최근 한일 간 갈등의 이슈로 부각된 조선인 징용시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양국이 협의점을 찾은 것도 큰 성과다.
윤 장관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 "양국 간에 큰 틀에서 합의가 있었다"며 "앞으로 협상 대표가 가까운 시기에 적절한 형식으로 협의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한일 양국이 절충점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한일 간 훈풍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의 분위기가 지속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일 간 외교장관 회담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슈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접점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법적 책임 인정, 배상 부분과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가 법적 마무리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차가 팽팽하다.
따라서 한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 어느 정도의 수위에서 해결점을 찾는냐에 따라 차후 한일 정상회담 개최여부나 관계개선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국장급 협의를 8차례 가졌지만 큰 진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봉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우리 정권에서 일본에 사과를 다시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한국내에서 사과 요구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 일본은 이번 사과로 정말 마무리될 수 있는지 의심한다"면서 "(위안부 사과나 배상요구 등) 이미 개인청구권도 존재한다는 판결이 난 만큼 행정부가 안해도 사법부, 국회 시민단체가 독립적으로 (사과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일본이 욕구하는 '최종사과, 재발방지'의 보장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에서 배상, 사과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겠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면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지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입장차는 또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해결과 별개로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졌고, 박근혜 정부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큰 외교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사전작업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우선 개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오는 8월 내놓은 종전 70주년 담화의 내용이 한일 관계나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북아 정세의 최대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이 담화에서 아베 총리가 한국은 물론 중국도 만족할만한 과거사에 대한 적절한 사죄 등의 내용을 담는다면 한일관계는 물론 중일간의 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는 위안부라는 난제가 한일 관계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과거사 등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일본의 경우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해 양국간의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대마도 도난 불상 문제 등에서도 양국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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