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朴 키즈' 이상일, 그가 보는 '소통' 해법은?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가진 분이죠. 앞으로는 이런분은 정계에 안나옵니다. 그런데 브랜드파워가 활용이 안되고 있어요. 소통이 잘 안되니까 독선으로 보이는 거죠."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53)은 박 대통령이 직접 대변인으로 발탁해 정계에 입문한 '친박키즈'다. 최근 당청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서는 '원내부대표'라는 직책을 맡고 있음에도 유승민 원내대표가 주도한 여야 합의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친박’이라는 단어보다는 경력 24년 기자 본능에서 비롯된  ‘쓴소리 초선’이라는 별명에서 확인된다.

 

이 의원이 가까이서 본 박 대통령은 '경청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소통부족' 문제가 대두되는 건 청와대 참모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참모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하달되는 것만 하면 안됩니다. 대통령 혼자서 만기친람(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하는 건 쉽지 않죠."

 

꼬일대로 꼬인 정국의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어렵지 않다”고 했다.


"만약 대통령이 '야당 최고위원회의에 직접 가서 듣겠습니다' 하면 어떨까요. 오히려 야당이 곤란해질 정도겠죠. '제가 국회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보내겠습니다. 이분들에게 이야기 다 해 주시면 그대로 보고받겠습니다' 하면 어떨까요. 그 자체만으로도 박 대통령 잘한다고 볼 겁니다."


[키워드-쓴소리]


박 대통령 임기 초인 2013년, 그는 정부의 '인사실패'를 연일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사퇴하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자질논란에 휩싸였을 때였다. 당시 당 지도부 누구도 청와대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부실인사를 언급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인사 실패를 이어갈때 고민을 좀 많이 했죠. 꿀 먹은 벙어리가 돼 가지고는 여당답지 못하다고 느꼈고 결국 대변인 논평을 냈어요. 인사를 어떻게 검증했길래 이랬느냐고 했죠."


내부를 향한 그의 쓴소리는 합리적인 목소리가 결국 '자기정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서도 그는 '내부 저격수'로 자리잡았다. 각종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후보자를 감쌀 때 그는 비판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이 의원은 야당 의원 못지 않게 후보자질 검증에 철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로서도 이런 기조는 계속됐다. 그는 유 원내대표의 첫 대표연설 때 '성찰'과 '자기평가'를 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로 원내대표연설에는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과 진영 논리에 대한 반성 및 정부의 단기부양책, 증세없는 복지의 허구성 등 비판이 담겨 당 안팎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키워드→대통령과 소통]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 의원이 '대통령후보경선 박근혜 국민행복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당시 냈던 아이디어다. '100% 대한민국'을 내걸고 대권에 나선 박 후보에게 맞는 상징적 행보였다.


최경환 당시 총괄본부장과 윤상현 공보단장 등은 부정적 입장이었다. 이 의원은 굽히지 않았다. 이틀 뒤 회의에서 다시 '봉화행'을 주장했고 결국 박 대통령은 이를 채택했다.

집권 3년차. 이 의원은 정부의 '통합' 슬로건이 이미 퇴색했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국민 대통합 위원회'에 대통령이 한차례 참석했을 뿐이다. '정치 지도자 연석회의'는 구성되지도 않았다.

"정당에 이념과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각각 모여있는데 지역기반까지 다르니까 지역갈등이 심하죠. 대통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해법의 정치를 할 수 있고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갈등 비용이 너무나 커요."


[키워드 → 품격]

이 의원은 기자 시절 아버지와 함께 정치했던 분들에게 특종기사를 많이 얻었다. 그의 아버지는 박정희·전두환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신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고 이진연 3선(9·10·12대) 의원이다.


당시 이 기자에게 특종을 준 의원 가운데는 아버지와 당을 달리한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에 대한 평가는 한결 같이 '품격' '신사'라는 단어로 모아졌다. 이 의원이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는 이유, '품격'을 정치의 모토로 삼은 이유다.


"자연과학의 영역에서는 정답이 하나일 수 있겠죠. 그런데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정답이 여러개 일 수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나만 옳다고 주장하면 정쟁이 생길 수 밖에 없지요. 소통과 대화를 통해서 접점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우리는 분노의 언어를 너무 많이 씁니다. 그럴 때 정치가 치졸해지고 수준이 낮아집니다."


이 의원은 "정치인들이 품격을 높이려면 스스로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 시민들과 소통하는 창구 가운데 하나인 그의 페이스북에는 90도로 깎듯이 인사하는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그는 여당이기에 더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소할 지라도 '생활정치' '민생법안'에 주력하는 이유다.
 
[대표법안]


2015년 국회 제1호 법안이다. 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한 '든든학자금대출' 제도가 학기중 단기근로와 같은 수입만으로도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 등 취업도 하지 못한 채 신용유의자로 전락하는 대학생이 많다는 지적에서 도입됐다.

 

개정안에서는 또 그간 의무상환액의 납부를 회사인 원천공제의무자만 할 수 있던 것을 채무자 본인이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채무자의 구직을 저해하고 취업 후 직장생활을 불편하게 했던 요인을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스미싱 방지법)
아내가 딸이 납치됐다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사건을 계기로 2013년 11월 이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인터넷발송 문자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는 일정한 조건을 갖춰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게 서비스를 등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전문가들은 개정안이 SMS(휴대전화 문자)를 통한 스미싱 사기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정안은 지난해 4월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사진제공=이상일 새누리당 의원.

[이 한장의 사진]

2012년 11월 7일 개최된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서 정치쇄신 실천결의문을 낭독하는 이상일 당시 대변인.

 

[요!주의]

새누리당 비례대표 8번으로 순조롭게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 앞에 닥친 난관은 무엇보다 '재선 가능성'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용인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뛰고 있지만 연고 없는 곳에 터를 닦기가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의원은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 일정이 없는 날에는 지역구에 살다시피 한다는 전언이다.

 

현재 용인을의 지역구 의원은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06년 용인시의원으로 시작해 19대 의원에 당선되는 등 꾸준히 기반을 닦아왔다.

 

이 의원은 지역 예산챙기기에 승부를 건다. 그는 '수원IC'의 명칭을 '수원·신갈IC'로 바꾸고 관련 예산을 경기도에 요청해 확보하는 등 용인시민의 숙원사업을 관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서울고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무역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 △미국 미주리 대학교 저널리즘스쿨 △19대 국회의원 △19대 총선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 18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새누리당 대변인 △용인을 당협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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