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고개 숙인 문형표…방역실패 인정 요구엔 "충분치 못했다"

[the300](종합)국회 8일 메르스 긴급 현안질의…"오늘이 정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궁지에 몰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오전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소속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의견이 다른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유감'이라는 표현도 잘 쓰지 않던 평소 스타일과 비교해 이례적인 대처다. 그만큼 메르스가 확산되는 양상이 가볍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문 장관은 방역실패 인정 요구에 대해서는 "충분치 못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메르스 확산 추이에 대해서는 이날을 기점으로 안정모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와 국민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초동대응을 면밀히 했다면 지금보다 빨리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켰을 텐데 그렇지 못해 송구하다"며 "메르스 확산의 정점에 와 있다. 내일이나 모레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차단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 단계로 돼 있는데 실제로 취하는 조치들은 '경계' 단계"라며 "아직 병원을 통한 의료기관 내 감염이 100%라 격상은 안됐지만 항상 준비하면서 필요시 언제든지 '경계' 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정부가 통제하면서 오히려 국민 불안만 가중시켰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날 본회의에서 주요하게 제기됐다. 평택을 지역구로 하며 메르스 '능동감시대상자' 판정을 받았던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코에 바세린을 바르고 양파를 집에 놓아두면 메르스가 예방되느냐"고 문 장관에게 질문했다.

"그렇지 않다"고 문 장관이 대답하자 유 의원은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 후 평택은 도시 전체가 엄청난 혼란과 불안 속에 빠져있다"며 "정부의 (정보) 비공개 대책이 SNS 괴담을 부추겼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인숙 의원도 "'낙타고기를 조심하라'는 수칙과 국민안전처의 갑작스러운 긴급문자는 국민불안만 가중시켰다"며 "대한민국에서 낙타고기를 어디서 구할 수 있나. 이런 일은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함이 메르스 확산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장관을 향해 "(메르스 확산이) 방역 실패인지 아닌지 분명히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방역에 구멍이 있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아무래도 (관리에서) 빠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빠졌고 구멍이 있다는 것은 실패한 것이 아니냐. 똑바로 대답하라"고 재차 방역 실패 인정을 촉구했지만 문 장관은 "실패라기 보다 충분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장에 배석한 일부 의원들은 문 장관을 향해 "국민들의 목숨이 달려있다", "그럼 잘했느냐"는 등의 비판적인 고함을 쳤다. 

메르스 확산과 방역 실패 원인이 장관의 전문성 부족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복지부에 상주하면서 협조하고 있고 복지부 내에도 의료전문가가 있다"며 "시스템의 운영 측면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장관은 지난 7일 발표된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 24곳의 명단이 일부 실제와 달랐던 점과 관련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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