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도 못 덮은 여 '국회법 진통'

[the300]'메르스 진정 때까지 정치 공방 자제" vs "유승민 사퇴해야"

박경담 기자 | 입력 : 2015.06.04 11:43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해결에 집중하자는 지도부 목소리에 친박(친박근혜)계가 '덮고 가서는 안된다'고 나서며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메르스로 위중한 시기에 정치권이 구태의연한 정치적 공방만 몰두한다면 국민의 분노, 비난의 대상이 된다"며 "특히 정략적으로 부추기고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 말로 하는 것은 정치 불신을 자초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로 국민 불안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시점에서 이번 사태 해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그런 차원에서 오늘부터 메르스 진정되는 시기까지 여야 간 서로 상호 비방이나 정치 공세를 자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자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발끈했다. 김 대표 발언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시사한 박근혜 대통령 엄호에 나선 친박계를 향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메르스 문제만 얘기하려고 했지만 조금 전 김 대표 발언 중 말미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그는 "아무리 대표라 해도 앞으로 국회법 개정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은 전부 당 싸움을 일으키는 사람이고 본인은 아무일도 없다는 그런 식으로 얘기한 부분. 최고위원들을 나무라는 식으로 그러지 말길 바란다"고 몰아붙였다.

김 대표는 서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서 최고위원이) 오해해서 말씀하시는데 제가 이렇게 말했다. 메르스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여야 간 공방을 자제할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도 "결과적으로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요소가 다분하고 행정법에서 부령, 시행령 등이 많이 지연돼 나중에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많다"며 "청와대에서 거부권에 대한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해서 명쾌하게 이 부분은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었던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은 말투 하나에도 오해할 정도로 골이 깊다. 여러 갈등 요인을 해소하지 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며 "수습을 하는 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용기 있는 결단으로 결자해지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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