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메르스' 당정청회의 제안..당정 거부 시사 靑 수용할까

[the300]국회법 개정안 논란 속 당청 갈등 영향 주목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5.06.03 12:21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이재오 의원이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정부 측에 메르스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당정청 회의를 제안했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청와대가 새누리당에 대한 당청협의 회의론을 거론한 가운데 새누리당의 제안에 응할지 주목된다.

당 안팎에서 메르스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도 청와대와 정치권이 국회법 개정에 대한 정쟁만 벌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 능력은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면서 "새누리당도 이번 사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긴급 당정청 회의를 제안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메르스 확산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 을 놓쳤지만 추가 확산을 막기위한 모든 조치 취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가 노력해서 특별한 지원 시책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태해결에 당과 국회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당정청 간 TF를 구성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청와대 역시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후 직접 메르스 대응 긴급점검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청와대가 새누리당의 당정청 회의 제안을 수용하면 대통령 주재 긴급점검회의에 새누리당 또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김영우 수석부대변인은 "긴급하게 조율될 지 모르겠다"며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의 당정청 회의 제안은 메르스 공동대응을 계기로 최근 당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지 주목된다.

전날 청와대 측은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당청이 이견을 나타낸 데에 대해 "청와대가 반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당이 일방적으로 처리를 강행했다"며 "당정청협의가 필요한 지 모르겠다"고 당정 협의 중단을 시사한 바 있다.

새누리당이 당정청 회의 제안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청와대로부터 거부될 가능성이 잇다.

그러나 이 경우 청와대와 정부가 메르스 사태 진화를 외면하고 국회법 개정안 관련 당청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이날 새누리당 회의에서도 정부가 메르스 사태 수습은 제쳐놓고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첫번째 환자가 죽는 날 청와대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지금이야 말로 당정청이 모여야 한다. 국민 불안 해소 등을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기가 지금"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보는것 아닌가 하며 온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국가적 역량을 다 모아도 부족한데 당청 간 갈등은 무책임 정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은 전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는 메르스 문제 풀어가는데 온 당력 결집시켜야 한다"며 "국민적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면 당청 갈등을 해소하고 당장 오늘이라도 당정협의를 재개해서 메르스문제 어떻게 풀어나갈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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