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원내수석 인선한 이종걸 "우리 당 원내대표는 3명"

[the300]첫 인선 호남 배려…여당 향해선 "朴心보다 민심" 쓴소리

김성휘,황보람 기자 | 입력 : 2015.05.09 09:36
-호남 배려 뚜렷…링컨 인용 "분열 안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협상의 대상…신중 검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5.5.7/뉴스1

"우리 당 원내대표는 세 명입니다."

8일 휴대전화 속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하곤 허허 웃었다. 이춘석·이윤석 의원을 공동 원내수석부대표에 인선한 이유에 대한 답이다. 

4.29 재보선 패배,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무산 등 악재를 만난 새정치연합은 4선의 비노(非 노무현) 성향 중진이자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이종걸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택했다. 당 안팎에선 기대가 있지만 우려도 적지않다. 이 의원이 그동안 비주류였단 점,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가 친노(친 노무현)란 점에서 과연 당내 호흡을 맞춰 대여 협상을 효과적으로 진행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7일 선출된 뒤 임기 첫날을 보낸 이 원내대표는 이런 우려의 시선에 답하듯 '호남'과 '화합'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이춘석·이윤석 의원에 대해 "셋이 함께 공동 원내대표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공동 원내대표처럼 호남 재선의원들의 목소리를 키워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호남의 민심이반이 예사롭지 않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4.29 재보선을 치른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은 새정치연합 후보 대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호남인사 중용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대여 협상에 나서자면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먼저 추슬러야 한다. 호남에 고립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적어도 현재 당 상황으로선 호남 그리고 비노무현계 인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최선의 '돌파구'란 이유다. 이춘석 의원은 전북, 손학규계이다. 이윤석 의원은 전남, 박지원계로 분류된다.

이 원내대표도 "호남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고 설명했다. 화합 인사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비로소 대여협상에 전력을 쏟을 수 있다. 원내대표 경선엔 광주가 지역구인 김동철 의원이 출마했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진 못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제4기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종걸 의원의 손을 잡고 축하하고 있다. 2015.5.7/뉴스1

이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8일)에서도 "이기는 정당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분열이 아닌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 들어설 원내 지도부는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과 손발을 맞춰 성공적인 원내 운영으로 당을 튼튼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분열하는 집은 스스로 설 수 없다'고 말했다며 "여야가 오랫동안 만든 공무원연금 합의안을 아무렇지 않게 파기해 버리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상대로 이기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통합과 소통"이라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피아노 실력이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피아노를 조율하듯 당내부와 여야, 그리고 야당과 국민간 '불협화음'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는 주말 사이 원내대변인 등 원내부대표단과 보좌인력 인선을 구상한다. 당내 다양한 세력을 만나는 한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당과 물밑 '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기자간담회 등에서 밝힌 이 원내대표의 입장을 문답으로 구성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대책은.
▶새누리당의 합의파기, 약속 불이행을 그냥 넘어갈 순 없다. 분명히 따져 묻겠다. 

-소득대체율 50% 인상 관련 '지고지선의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는데.
▶상대방 입장을 고려한다면 협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논의해온 것을 바로 어떻게 하겠다 말하는 건 현재로선 적절치 않다. 아주 예민한 수(숫자)이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대여관계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자주 대화하고 협상하겠지만 새누리당이 계속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분명하게 명확하게 싸워 나갈 것이다. (새누리당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만 살필 게 아니라 민심을 먼저 살펴야 한다.

-5월 임시국회 중점법안은 무엇인가.
▶민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소득세법(연말정산 보완대책) 뿐만 아니라 상가권리금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내년 총선에 호남에서 경쟁자가 될텐데.
▶너무 가깝고, 정치를 같이 해온 선배님인데 (※두 사람 모두 민변 출신 변호사. 2003년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호남신당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그렇게 미래지향적인 대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통합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을 서로 해야 된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목록

최신뉴스

전체기사보기

베스트클릭

  1. 1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2. 2'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3. 3[기자수첩]"정치학 전공인데 투표 안 했다"는 30대, 왜?
  4. 4"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5. 5'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6. 6"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7. 7'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
  8. 8"군대 가기 싫어"…없던 '뇌전증·우울증' 등 만든 159명의 최후
  9. 9[영상]북한 침투했던 그 무인기…표적 찍자, K9 포탄 140발 '쾅쾅'
  10. 10'AI·우주·반도체' 등에 올해 4000억 투자…K-방산 수출 뒷받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