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도 수도권 집중화...지방분산 대책 필요

[the300]국회 남북특위, "장기간 단체 생활에 피로감 급증"

오세중 기자 | 입력 : 2015.04.30 19:15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법 무엇이 쟁점인가'를 주제로 열린 북한인권법 쟁점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탈북민 박 모 씨가 북한 인권침해사례를 증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북한이탈주민들(탈북민)이 우리 정부의 꾸준한 지역분산 거주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전출하는 현상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발전 특별위원회(남북 특위)가 주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 현황 및 지원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 참석한 허영철 대구하나센터장(탈북민 보호센터)은 탈북민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센터장은 이날 '현장에서 느끼는 지원정책 및 문제점 개선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수도권 이외의 지역을 배정받을 때 탈북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도지역 거주자의 경우 광역시보다 더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지방거주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배정자들이 제한기간 2년이 지난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으로 전입 사유에 대해선 "수도권 지역의 명목임금이 높아 임금이 높은 일자리를 찾고, 신규임대 아파트 수요가 많은 것은 물론 이미 수도권에 거주하는 탈북민이 많아 친인척이나 친구들과 함께 거주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허 센터장은 그러면서 "지방에서 생활이 실질임금은 높을 수 있다는 교육이 필요하고, 지방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발굴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방분산거주에 유인이 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탈북민들이 한국행 선택이후 단체 생활이 너무 길어서 피로감을 호소한다"며 "재외공관과 탈북민 보호센터, 통일부 하나원 교육 등으로 평균 7~8개월의 단체 생활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과거 서독의 경우처럼 1개월 내외 정도로 급격하게 줄일 수는 없겠지만, 지역사회에서 정착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지역사회에 정착한 뒤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정착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선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정착지원제도가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보완이 요구된다"면서 "일례로 탈북민이 가족의 해체와 재결합, 이혼과 재혼가족 등을 경험하면서 성역할, 가족갈등 해소 방법 등을 배우고 다양한 가족(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국제결혼 가족 등)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가족 치료 및 적응 프로그램'의 신설을 제안한다"고 말하며 하드웨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센터의 담당지역이 광범위하여 지원서비스의 자연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저효율 운영체계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29개 하나센터를 북한이탈주민 거주 인원 및 시·도를 고려하여 ‘권역별 하나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박상돈 통일부 정착지원과 과장은 "김정은 집권(’02년) 이후 북‧중 접경지역 통제강화 등으로 인해 탈북민 수는 연간 1500명 내외로 감소하고 있다"며 최근 탈북민 입국 현황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원혜영 남북 특위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탈주민을 단순히 빈곤자와 같이 특별부조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기보다 향후 '평화통일의 자산'이라는 시각으로 북한이탈주민지원정책이 수립·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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