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사망, 포괄적 순직 인정' 법안 소위 통과

[the300]여군 불임·난임 치료 휴직 보장 법안도 가결…'군 가산점제' 등 심사 못해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사진=뉴스1


군 의무복무를 하던 군인이 사망할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순직자로 추정해 예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는 유족이 직접 순직을 입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국방부가 군인의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모두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국가로 하여금 군인이 의무복무 도중 사망하면 전사자·순직자·일반사망자로, 상이를 입은 경우 전상자·공상자·비전공상자로 구분해 적절한 보상을 보장토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군 내 가혹행위로 자살한 경우 순직으로 인정될 수 있다. 사망의 이유가 군과 전혀 상관없는 집안문제, 여자친구와의 결별문제로 인한 자살, 혹은 스스로 범죄를 일으킨 경우(일반사망자) 등이란 점을 국가가 증명하지 못하면 모두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


현행법은 이런 세부적 구분 없이 '전사자·전상자'와 '공무로 인한 질병·부상 또는 사망'으로만 나눠 보상하고 있다. 휴전 중인 현재 군에서 사망한 대부분의 군인들은 '전사자'가 아닌데다, 조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유족이  공무로 인해 사망했음을 유족이 직접 입증하기 어려워 사실상 제대로 보상받기 어려웠다.


또한 '순직'은 현재 법률에 명시하지 않고 국방부 훈령에 따라 전사망자심의위를 열어 자체 심사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해왔다.


이 개정안은 2년 전 발의됐으나 국방부의 반대에 부딪쳐 법안소위에서 3차례 보류된 바 있다. 국방부측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군인과 자살자와 동등하게 예우할 수 없다며 반대의사를 표해왔다.


이날 국방위 여야 의원들은 순직자를 1·2·3형으로 구분하는 등 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통과시키는 데 합의했다. 1·2형은 훈련 등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3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구타, 자해 등으로 사망한 경우로 구분해 보상금액을 차등하지만 1~3형 순직자 모두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하다.


김광진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살하면 무조건 순직처리가 안 됐다"며 "따라서 군은 사망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의문사의 경우 무조건 자살이라 우기고 덮고 넘어가려 해 유족들이 어떠한 보상이나 예우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국방위 법안은 상임위만 통과하면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까지 순조로운 편이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국방부가 의문사 진상규명에 훨씬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전망이다.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여군에 대해 불임과 난임치료를 위한 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휴직에 따라 인사상 불리한 처우를 금지토록 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개정안(박광온 새정치연합 의원 대표발의)도 통과됐다.


한편 최근 방산비리로 재조명된 '방위사업 공정화 법안'과 한 차례 위헌 판정을 받은 '군 가산점제도' 등 쟁점 법안은 심사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위에 따르면 '군 가산점제도'를 부활시키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은 시간관계상 심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이달 초 공청회를 했으나 장애인 단체나 여성단체, 여가위 등의 반대가 심하고 위헌성 시비 등 논란이 많다"며 "5월 중 한 차례 법안소위를 열어 심사하기로 했지만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산업체로부터 원가자료를 제출받음으로써 방산비리를 근절코자 하는 '방위사업계약공정화를 위한 원가관리에 관한 법률안'도 이날 심사되지 못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번에 통과시켜야 했던 법안인데 정부제출안을 국방부 차관이 반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다음 번엔 정부에서 확실히 준비해 오라"고 촉구했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권보호법안' 등 '군 옴부즈맨' 관련 5개 법안은 심사했으나 일부 내용 보완을 위해 처리를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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