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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3일 광주시청 접견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물(物)적 넉넉함' 없이 역사적으로 당당할 수 있겠습니까?"
광주의 첫 '시민 시장'을 자임하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시정 핵심에는 '일자리'가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제1 공약도 '광주형 일자리' 창출이었다.
윤 시장은 대표적 자동차산업 도시인 미국의 디트로이트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를 주목했다. 리먼브러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슈투트가르트는 살아났지만 디트로이트는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자체적으로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지역경제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적정한 임금을 통해 일자리를 보장하는 상생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윤이 없는 곳에 기업이 오는 곳은 어불성설. 윤 시장은 연봉 4000만원 미만 근로자 공급을 기업들에 당근으로 내놨다. 자동차 생산 대수 1위인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의 평균 연봉이 약 97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봉 4000만원 미만의 근로자 공급에 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지난 2013년도 기준, 생산능력이 62만대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생산능력을 100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윤 시장의 뜻에 노동자측도 공감해줬다. 윤 시장은 "광주는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돼있다"며 "지역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아닌 시당위원장이 취임하는데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이 꽃다발을 가져가 '같이 협력하자'고도 한다. 그런 변화들이 (광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 100만대 조성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가 KDI에서 진행 중이다. 윤 시장은 예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윤 시장은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계의 국내투자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윤 시장이 노동자들의 양보가 핵심인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1997년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자동차) 부도 사태의 경험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아시아자동차 부도사태로 1200여명이 해고를 당했고, 윤 시장도 주변 사람들이 해고로 고통을 겪는 것을 지켜봤다. 아시아자동차가 광주 경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시민운동을 열심히 해 봐야 동네가 죽으면 무슨 소용이냐'하는 깨우침을 얻었다. 그는 “외과의사가 수술을 열심히 해서 암 덩어리를 떼어냈더라도 환자를 못 살리면 소용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취임 10개월째를 맞는 윤 시장을 지난 13일 광주시청 접견실에서 만나 그가 꿈꾸는 ‘넉넉한 광주’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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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3일 광주시청 접견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제조업이 리턴(return)하는 계기를 광주에서 만들고 싶었다. 지금처럼 제조업 연봉이 9000만원이라면 제조업의 리턴을 기대할 수 없다. 연봉 4000만원 미만의 일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기업이 오지 않을 것이다.
1997년 아시아자동차가 부도가 났다. 시민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역 경제가 죽으면 시민운동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그때부터 노사문제를 일반시민운동에서 '지역경영'이란 생각을 갖고 해왔다. 지난 15년 동안 기아자동차 경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노사간 합리적 중재를 해온 경험이 광주형 일자리 모델 정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처음 시작은 4000만원 미만으로 간다 해도 결국 노조가 나서 임금을 올릴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울산 현대자동차의 평균임금이 9000만원 이상인 상황에서 광주 기아자동차의 4000만원 미만 일자리가 언제까지 갈 수 있겠냐는 우려다.
▶그런 개연성을 다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그런 우려나 두려움 때문에 시도도 하지 않고 끝낼 순 없다. 기아자동차 노조에서도 반대하지 않고 '광주시 정책에 동의한다, 함께가겠다'고 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자동차공장 입지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역 언론에서 곡해한 부분이 있다. 큰 공장이 들어서면 부품 등은 주변으로 흘러갈 것이기 때문에 장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지금 상황에선 제조업이 리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공장이 어디로 갈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제조업이 리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하다.
-친환경고효율자동차 산업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제주도와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유저(User)의 입장이다. 현대기아차의 7개 공장 중 외국자동차회사에 견줄만한 제품완성도와 생산력을 가진 곳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뿐이다. 물론 미래친환경고효율자동차의 선도도시가 되려면 생산만 되지 않고, 그것을 테스트할 시범지역이 있어야 한다. 에너지인프라가 중요하다. 한국전력이 이전을 해왔는데, 한전과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민운동가 출신답지 않게 노사간 합리적 중재를 유독 강조한다. 민생을 챙기는 시민운동을 꿈꾸는 것인가.
▶그렇다. 1987년 6월항쟁과 민주화운동을 거쳐 일반 시민운동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것이 '물(物)적 넉넉함 없이 역사적으로 당당할 수 있겠느냐'하는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은 30, 40년 역사의 고리 속에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챙겨주지 못했다.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행정이나 정치는 미래가 없다. 청년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청년인재육성과'를 만들었다. 청년 문제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이 논의에 변방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지방자치 시행 20년이 됐다. 국민 약 4000만명이 살고 있는 지방을 도외시하곤 중앙 정책도 효율성이 없을텐데.
▶민선6기 들어와서 5기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광주전남 상생협력무드가 조성된 것이다. 이낙연 전남지사와는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고, 즉각즉각 일이 있을 때마다 같이 대처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광주 끝자락인 남구와 빛가람혁신도시는 자동차로 7분정도밖에 안 걸린다. ‘나베리아’란 말이 있다. 나주 시베리아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지만 정주여건은 조금만 지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올 말이면 한전 등 16개 공공기관의 빛가람혁신도시 이전이 완료된다. 공공기관들은 공공기관 이전 유치 전후 달라지는 지자체들의 행태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나베리아'란 말이 있다. 나주 시베리아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하지만 민선6기 들어와서 5기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광주전남 상생협력무드가 조성된 것이다. 이낙연 전남지사와는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고, 즉각즉각 일이 있을 때마다 같이 대처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정주여건 역시 광주 끝자락인 남구와 빛가람혁신도시는 자동차로 7분정도밖에 안 걸린다. 정주여건은 조금만 지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호남 KTX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일 개통했다. 노선과 요금 등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있을텐데.
▶당연히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저희 지역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그것만 한없이 외칠 순 없다. (호남 KTX가) 지역갈등의 또 다른 발화점이 돼선 안 된다. 한편으론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광주는 당장 올 여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화를 개최하는데, 호남KTX가 개통 안됐다면 수송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인천과 협조해 대회기간 인천공항에서 광주까지 KTX 운행편수를 2편에서 8편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 수서역이 개통되면 편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문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5년 후 성과평가에 따라 전부 위탁 한다'는 애매모호한 부칙을 삽입한 채 통과돼 여전히 불씨를 남겼는데.
▶우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광주에 있다고 '광주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법인화 문제는 나중에 상황을 봐서 논의를 해야 한다. 저희가 늘 정부가 모든 것을 항상 지원해줄 것이라고 해선 안 된다.
-5년 뒤 성공여부를 보고 판단하자는 것인가.
▶그렇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세계대회를 유치하면서 재정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광주 역시 올해 하계U대회화 2019년 세계수영대회를 유치했는데.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가령 인천은 문학경기장이 있음에도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새로 지었다. 우리는 광주, 전남, 전북은 물론 조정경기장의 경우 충주호까지 기존경기장을 활용했다. 새로 지은 경기장은 4개에 불과하다. 광주U대회의 경우 원래 정부에서 승인받은 예산이 8100억원인데, 독한마음을 먹고 6500억원정도에 맞추려고 한다. 대회가 끝나면 경기장과 시민들의 문화의식뿐 아니라 빚도 남기 떄문이다.
-정치인 윤장현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광주는 고유명사일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보통명사다. 어떤 도시에도 붙이지 않는 '정신'이란 단어가 붙는다. 무엇보다 '광주다움'이 한국사회 미래에 지향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것은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의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가 돼야 한다. 청년들의 어려움이 파편화, 개인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한국사회가 가고자하는 지향점이 되는 광주만의 역사를 만들고 싶다.
■ 윤장현 시장은
안과 의사 출신인 윤 시장은 군(군의관)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광주광역시에서 살아온 지역 토박이다. 한국 YMCA 전국연맹이사장 등을 맡아오며 '광주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려왔다. 지난 2013년 12월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전임 시장인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누르고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광주살레시오고 △조선대 의대 △아이안과(옛 중앙안과) 대표원장 △5·18기념재단 창립이사 △아름다운가게 전국대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광주비엔날레 이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경영자문위원 △국민과함께하는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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