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은 2010년 3월26일 약 21시22분경 백령도 근해에서 정상적인 경비활동 중 북한에서 침투시킨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을 받고 침몰돼 현재 안보교육용으로 전시돼 있습니다…"
김록현 서해수호관장(37)의 천안함 견학 안내 첫 마디다. 김 관장이 지난 몇년간 수없이 되뇐 말이지만, 아직도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견학 온 어린 학생이 "학교에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배웠다"고 한 적도 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김 관장은 해군 장교로 11년 복무 후 2013년 1월1일부터 '천안함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장교 근무 중 제2함대 사령부 행정과장을 맡아 천안함 안보공원의 기초를 세운 게 인연이 됐다.
김 관장의 설명은 쉽고 명쾌하다. 그에 따르면 천안함은 선체 밑바닥에 찢어진 흔적이없다. 좌초가 아니라는 얘기다. 배 앞뒷면에 충돌 흔적도 없다. 선체가 바깥에서 안쪽으로 휘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내부폭발도 아니다. 결국 쌍끌이어선 어망에 북한의 어뢰 잔해물이 발견되면서 사고원인은 '어뢰'로 결론이 났다.
"바다나 배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정부 발표를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좌초, 피로파괴, 버블제트, 어뢰, 기뢰'는 생소한 용어죠. 현장에서 함께 선체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상식 수준에서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를 해요."
2010년 5월24일 천안함 전시 후 85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하루 1000명꼴이다. 초기에는 사건의 진실을 이해하려 오는 이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숭고한 희생에 감사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유치원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현장'의 힘은 강하다. 많은 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견학을 왔다가 천안함을 직접 눈으로 본 뒤 숙연해진다. 천안함 희생용사의 유가족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엄마의 바다' 영상을 보면 외국인들도 눈물을 흘린다.
그는 "최소한 이곳을 떠날 때엔 우리가 어떤 희생을 통해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지, 대한민국의 안보현실을 이해하고 간다고 믿는다"며 "의혹만 맹신하는 분들은 꼭 직접 현장에 와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전문 안내팀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단 한 명의 견학이라도 반갑게 맞고 있다.
"매일 두 동강난 상처투성이 천안함을 보면 가슴 아픕니다. 그래도 의혹에 휩싸였던 분들이 생각을 바꾸고 가실 때, 한번 다녀가신 분이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오실 때, 견학 후 감사편지를 받을 때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모든 국민들이 꼭 와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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