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신용카드 세금납부, 수수료는 누가 내지?

[the300]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세기본법' 발의

편집자주  |  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법안들이 발의됩니다. 문구만 바꾼 법안이 있는가하면, '김영란법'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관찰과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사단법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매주 1건씩, 가장 주목해야 할 '이주의 법안'을 선정, 분석합니다. 더300 기자들과 여야 동수의 전, 현직 보좌관들로 구성된 더모아 법안심사팀이 선보일 '이주의 법안' 코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하는 모습/사진=뉴스1

세금 고지서가 집으로 날아왔다. 깜빡 소홀한 사이 세금 납부기한이 다가왔는데 현금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세금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문제는 세금에 붙는 카드 수수료다.
 
게다가 납세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세금'이지만 지방세에는 카드수수료가 붙지 않고, 유독 국세에만 1%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월급에서 꼬박꼬박 근로소득세가 빠져나가 국세를 낼 일이 흔치 않은 봉급생활자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1년간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한 번에 내야 하는 자영업자나 기업에는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18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지방세엔 없지만 국세에는 있는 카드수수료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자동차세나 재산세, 취득세 등 지방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용카드사들과 계약을 맺어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신용카드로 납부된 세액을 카드사들이 최장 40일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납세자들이 카드 결제일에 낸 돈을 한동안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의 재원으로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를 '신용공여' 방식이라고 한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정부는 납세의무자가 납부대행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신용카드로 납부된 국세도 신용카드사들이 신용공여 방식을 채택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지방세와 국세의 형평성을 맞추고, 카드결제와 현금결제 간의 차별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로서도 나쁘지 않다. 연체에 대한 위험은 카드사가 대신 지면서 국가는 그만큼 세금 체납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징세에 들어가는 각종 행정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는 국세에 카드수수료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 납세자가 카드로 세금을 내면 납부일과 카드결제일의 차이만큼 이익을 볼 뿐 아니라, 현금으로 세금을 내는 사람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셈이란 것이다.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카드로 세금을 내는 사람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신용공여 기간만큼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는 곧바로 국세청에 입금되는 국세가 한 달 뒤 입금된다면 이에 따른 조달비용은 국가가 지게 되고, 결국 전체 납세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국세를 수납한 경우 지체없이 국고에 납입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국고금관리법과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편 김 의원은 국세에 부과되는 수수료의 98% 가량이 카드사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금융결제원과 위탁은행 수수료는 결제금액과 무관하게 각각 건당 290원, 40원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액수는 모두 카드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를 이용해 국세를 납부한 건수는 173만6700여건으로, 금액도 3조1200억원에 달한다. 납세자들이 낸 카드수수료만 작년 한 해 311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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