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통과, 사회적 파장은?

  |  3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안'(김영란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12년 8월16일 국회에 제출된 지 무려 929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김영란법이 사회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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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우려 "국회의원 브로커화"…'민원과 청탁사이'

[the300][런치리포트:김영란법 통과이후1-②]비정상적·음성적 민원 만연…명확한 기준 필요성

해당 기사는 2015-03-18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의원들 앞으로 도착한 각종 명절선물 택배가 쌓여 있다. 2015.2.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일부 후퇴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의 브로커화" 가능성을 우려하자 국회 안팎에서 논란이 뜨겁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제3자 고충민원 전달이 처벌대상에서 빠지면 이권청탁이나 인사청탁 등의 부정청탁을 용인하게 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다.

국회의원들은 민원 처리라고 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권력자에 대한 부정청탁과 권한남용으로 비칠 수 있는 모호한 기준이 문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은 물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국회의원 본인에게도 갖가지 민원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의원실은 업무의 80%가 민원 처리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민원 처리를 입법부 기구인 국회의원의 업무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는 논외로 두더라도 과연 국회의원이 정당한 절차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민원인지 의심스러운 민원도 다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받는 민원은 군입대 자녀의 부대 배치 문제다. 군 장성들에 대한 '갑'의 위치를 이용한 일종의 국회의원 '빽'인 셈인데 대가성이 없다해도 결코 바람직한 민원처리로 볼 수 없다.

국회의원실에서 지역 건설사 등의 입찰 자료가 들어있는 서류 봉투를 보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공사를 발주한 정부부처나 공기업에 전화 한번 넣어달라는 요청이 남긴 흔적이다. 지역 경제를 위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엄연히 법안과 예산 등으로 해당 관청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회의원의 권한을 남용할 가능성이 큰, 일상적 민원 처리 범주에서 벗어난다.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원에게 직접 연락이 오는 민원은 통상 정상적인 절차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국 국회의원의 권력을 이용해 음성적으로 해결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민원 해결을 지역구 관리 혹은 재선을 대비한 표관리로 치부해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가성이 없으니 부정청탁이 아니라는 정서도 만연돼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당연시하는 풍조가 국민을 대변하고 국가의 이익을 도모해야 하는 국회의 본래 기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의원들이 민원이 얽혀있는 지역 사업에 국회의 권한을 남용하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무감각해지기 때문이다.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을 뿐 사실상 금전적 로비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정치 후원금을 낸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청탁성 민원이다. 정치 후원금은 정치자금법 상 투명성이 보장된 반면 부정청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못한다.

상당수의 국회의원들이 고액 후원자 혹은 후원단체의 민원성 청탁에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표결 결과도 이러한 '압박'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의 고액 후원금 납부 명단에는 보육교사가 포함돼 있다. 후원금 내역이 법안 표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이를 공개적으로 소명할 수 있도록 하든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규정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다른 국회의원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도 기권이나 불참이 아닌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은 본인이 반대했다는 것을 보여줘야할 누군가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혀를 찼다.

김영란법 논의 과정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제3자 고충민원 전달을 부정청탁 사례의 예외조항으로 포함시킨 주요 논거는 이를 막으면 국민들의 민원 통로가 거의 막혀버린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국회 청원제도 등을 통해 국민들의 민원을 듣고 심사할 수 있는 창구는 이미 마련돼 있다. 공식적인 절차와 제도를 활성화해 민원처리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론은 '부패행위 규제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취지의 김영란법에서 권력기구인 국회의원이 제외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회 일각에서도 김영란법에 국회의원의 민원처리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오히려 부정청탁 소지를 없앨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의원의 민원처리에) 양면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까다로운 문제이긴 하지만 무조건 허용하는 것도 아니고 전면 금지하는 것도 아닌 균형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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