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부는 싱크탱크 바람, 왜

[the300]세 번은 질 수 없다?…절치부심 "싱크탱크, 세계 트렌드"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미래연구소 창립식 및 창립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둘째줄은 왼쪽부터 우상호 은수미 의원.2015.3.11/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정당·정책정당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싱크탱크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두 차례 연이은 대선 패배딛고 재집권하자면 후보의 자질이나 선거전략뿐 아니라 당의 '실력'이 중요하다는 반성이다. 2017년 대선준비는 물론, 보다 장기적인 미래대응 방안도 찾아야 한다는 공감여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관심 높다.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가 주도하는 더미래연구소(이사장 최병모 변호사)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식과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권의 차기 대선주자군 3명인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소는 참여 의원들이 출자비를 나눠 내고 이를 종자돈 삼아 운영하는 등 개인 연구소를 탈피하겠단 계획이다. 정치권엔 여야 가리지 않고 각종 연구소가 적지 않지만 대개 특정인의 개인캠프나 인재풀 역할을 해왔다. 연구과제도 '오너' 격인 정치인의 선거전략, 이미지관리 등에 집중됐다.

연구소는 당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과 사안에 따라 협력한다. '더좋은미래'와 관계에 대해서도 부설연구소이기보다는 독립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물론 더좋은미래의 주축인 김기식 의원이 연구소 운영위원장을 맡는 등 86세대 초재선 의원 그룹이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도 경제정책에 특화된 내부기관 설립을 추진한다. 가칭 '국민경제연구소'를 만들고 구체적 경제정책 콘텐츠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이 전략수립기관이라면 정책에 집중하는 '싱크탱크 안의 싱크탱크'를 세우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구를 따로 만드는 것 외에 문 대표와 전직 대표·원내대표급 중진들의 경제공부모임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에 '싱크탱크' 바람이 부는 것은 차기 대선 전략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2012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새정치연합 내부엔 "대선 3연패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짙다. 그 대책을 외부기관이나 컨설팅회사에만 맡길 수도, 특정 대선주자의 보좌진만으로 수립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포용적 번영,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등 '장밋빛' 목표를 쏟아내고 있다. 각 이슈에 대한 구체적 정책 로드맵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도 싱크탱크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이런 생각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민주정책연구원이나 더미래연구소 등을 통해 일종의 집단지성을 실험하는 것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정무위 간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3.5/뉴스1

일표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김기식 의원 보좌관)은 토론회 발제에서 "정책연구기관들이 싱크탱크란 이름을 쓰고 싱크탱크화하는 것이 세계적 양상"이라며 "한국은 국책연구기관, 기업연구소, 시민사회 싱크탱크가 존재하지만 국책기관은 독립성 문제, 기업연구소는 경제전망 업무 약화, 시민사회쪽은 생존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 현실"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무원은 2020년까지 정부주도 싱크탱크를 최대 100개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이라며 "연구소 설립은 이런 국제 흐름과 한국 현실, 2017년 집권전략과 2030 미래기획 필요 등 시대적 요청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잠재적 대선주자들도 새 싱크탱크 출범에 기대를 드러냈다. 안철수 의원은 "늘을 계기로 많은 의원들, 특히 야당 의원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 좋겠다"며 "그 결과로 국민은 '다시 집권하면 나라 운영을 맡길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더미래연구소가 좋은 정책 만들어주시면 지방정부부터 곧장 실천하겠다"고 말했고 안희정 지사는 "도지사를 초청해주신 것은 구소가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이란 과제를 꼭 넣겠다 그런 취지로 알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임채원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연구원은 정당과 싱크탱크 관련 미국·유럽의 사례를 들고 "진보세력이 도덕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지난 두 번 대선에서 보듯 정치적 우위는 갖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진보와 보수 중 어디서 지적·이론적인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한국정치 방향이 결정될 것이므로 정치담론을 생산·유통하는 싱크탱크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과 안희정 지사는 행사 전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오는 25일 안 의원의 '저성장과 복지' 좌담회에 안 지사가 참석하기로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공부모임 경제정책심화과정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3.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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