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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아문법) 수정안이 '5년 후 성과평가에 따라 전부 위탁 한다'는 애매모호한 부칙을 삽입한 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다. 부칙만 놓고보면 성과가 좋으면 전부 위탁이 가능한지, 나쁘면 전부 위탁하는 것인지 조차 해석이 엇갈린다.

3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을 일부위탁해 5년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이후 성과평가를 거쳐 전부 위탁하는 내용의 아문법 수정안이 통과됐다.

지난해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아문법 개정안에 비하면 재정지원 관련 강행규정은 약화됐고 전부 위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야당의 기존 입장에서도 한발 물러난 내용이다.

하지만 '5년 후 성과평가에 따라 전부 위탁한다'는 부칙의 해석이 불분명해 불씨는 남았다. 이날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일부 위탁의 성과가 좋을 때 전부 위탁을 한다든지 나쁠 때 한다는지 기준이 있어야 되지 않느냐"며 "이러한 부칙은 의미가 없고 나중에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문에 여야 교문위 간사는 물론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답을 하지 못했다. 해당 부칙은 지난 2일까지 이어진 여야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회담에서 결정됐고 정부의 요청에 따라 삽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결정이 돼 성과 평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기획재정부나 행정자치부 성과 평가에 따라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해당 부칙을 5년 후 전부 법인화 하는 방향으로, 야당은 일부 위탁의 성과가 좋을 시 전부 법인화를 고려하는 내용으로 풀이할 심산이 크다. 이에 따라 5년 후 성과 평가 시기가 되면 부칙 해석을 두고 다시 한번 전쟁을 치를 개연성이 높다.

아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혜자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5년간 일부 위탁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하고 위탁 성과가 확보돼야 나머지도 위탁할 수 있다"고 김 장관에게 말했다.

'악마의 디테일'은 해당 법안 수정이 상임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주도해 협상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국회는 상임위 중심인데 원내대표 합의사항으로 이렇게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며 "여야 교문위 위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아문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교문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당시 여당 지도부가 '광주법'이라고 제동을 걸면서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수정과 협상이 거듭됐다. 야당은 정부의 재정지원 부분은 '해야한다'에서 '한다'로 고치고 'ODA의 1%를 아시아문화전당에 지원한다'는 내용은 '일부 지원'으로 수정하는 데 합의해 당초 개정안에서 한 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