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핵심' 서병수 부산시장의 홀로서기

[the300][광역단체장 사용설명서]⑤역량 갖춘 4선 의원 출신…'친박' 넘어선 '자기 정치' 첫 발



"부산으로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김정훈 의원) "막연한 자신감만 갖고 있다"(박민식 의원)

지난달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부산시와 새누리당 부산시당 간 새해 첫 당정회의.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의 요구가 쏟아졌다.

정부의 신공항 타당성 조사 성격에 대한 논란이 계기가 됐다. 정부가 '정책적 대안'을 찾는다고 밝힌 것이 가덕도나 밀양 등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 등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서 시장은 "이번 용역에서 입지 선정에 대한 분명한 윤곽이 나오도록 정부를 압박할 것이고 국토부도 그런 생각으로 용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의 걱정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그의 정치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360만 명의 부산시민이 모든 판단의 중심이다. 부산시민과 정부의 생각이 다르다면 시민이 아닌 박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석자를 떼어낸 서 시장의 '진짜 정치'가 이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아버지 선거 도우며 정치 꿈]

서 시장은 1952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경남고(25회),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북일리노이 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집안 소유인 부산의 버스회사 부일여객의 임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91년 초대 부산시의원에 출마한 부친을 도우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1997년 신한국당 해운대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려 했으나 '꼬마민주당'과 합당, 지구당 배분 결과 끝내 출마하지 못했다. 이후 2000년 1월 해운대 구청장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어 2002년 8월 부산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두 번의 재보선을 거치면서 '재보선의 사나이'란 별명도 붙었다. 이후 19대 총선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행정에 눈을 뜨다]

서 시장이 부산시장이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된 것은 해운대구청장 시절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국회의원 당선 전까지 1년7개월의 짧은 임기였지만 적지 않은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며 행정에 눈을 떴다. 해운대 좌동 신시가지 노점상 정비 때는 전국 단위의 각종 단체들이 몰려와 시위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소통과 설득, 맞춤형 지원으로 정비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이전 구청장들이 번번히 실패했던 해운대 호안도로의 포장마차들도 정비해냈고, 정부로부터 해운대 연안정비계획 지정도 끌어내 연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책길 '문텐로드'도 서 시장이 경치 좋은 해운데 달맞이길 아래에 오솔길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데서 비롯됐다.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서강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전자공학과 70학번이고 서 시장은 경제학과 71학번이었다. 서 시장은 자신의 저서 '일하는 사람이 미래를 말한다'에서 "캠퍼스에서 간간이 마주치거나 멀리서 보게될 때도 제법 있었다. 늘 수수한 차림새에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학창시절에 바라본 박 대통령의 인상을 적었다. 서강대에서 시작된 인연은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서 시장이 초선 의원일 때 서강대 출신 국회의원은 박 대통령과 단 두명이었다. 본격적인 친박 행보를 시작한 것은 2006년 대통령후보 경선 때 부터다. 그 해 11월 박근혜 지지모임인 '포럼부산비전'을 만들어 이끌었다.  2010년 '친박계'의 힘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입지를 다졌다. 2012년 대선에선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박 대통령의 당선에 힘을 보탰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

서 시장의 인맥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이다. 서 시장의 장인 어른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같은 마을에서 자란 친척이다. 서 시장의 결혼식 때나 장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서 시장의 처가를 찾아 장인어른에게 축하와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서 시장이 해운대 구청장으로 재직했을 때는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해운대 연안정비 체계를 확정짓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1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는 거꾸로 구청장이던 서 시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 시장은 한나라당 공천으로 구청장을 하고 있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외곽 지원을 하기도 했다. 구 한일은행에 근무했던 권 여사의 동생 권기문 씨와도 인연이 있다. 서 시장이 버스회사를 운영할 때 다른 회사를 인수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의 주거래은행이 한일은행이 관련 업무를 권 씨가 맡고 있었다. 

[정책 전문가]

서 시장은 국회에서 4선을 지내는 동안 정책통으로 활약했다.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옛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거쳤다. 여야 구분하지 않고 대인관계가 원만해 정책 조정 역량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18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원장 당시 감세 정책의 근간이 되는 세법 개정안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이견이 노출된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대표법안-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신설 법안, 도시재생법안]

정책에 강점이 있는 만큼 굵직한 법안들도 많이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의 자주 재원을 확충하기 위한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신설 법안이다.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의 20%를 따로 때어 지방소비세라는 이름을 부여하자는 것이고, 지방소득세는 부가세인 소득할 주민세를 독립세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2005년부터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필요성을 주장해왔고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재임 때 부산의 장제원 의원과 함께 관련 법안들을 발의했다. 서 시장은 '지방소비세 신설을 위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을,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었던 장 의원은 지방소비세, 소득세 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들은 기재위와 행안위에 각각 상정돼 2009년 12월13일 일부 내용 조정 후 통과됐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도 '서병수법'으로 불리는 대표 법안이다. 이 법안은 기존주택과 마을공동체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식의 도시재개발을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주택과 마을을 전면철거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천편일률적인 재개발·재건축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 공동체의 다양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2012년 6월5일 서 시장이 대표 발의해 2013년 4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병수의 사람들]

*경남고 동기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경남고 25회 동기다. 부산 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도 같다. 어렸을 때는 함께 어울려 축구도 하곤 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는 서로 왕래가 없다가 1988년 서 사장이 버스회사를 경영하던 시절 다시 만났다. 노조와 협상에 문제가 있거나 하면 문 대표를 찾아가 조언도 듣고 도움도 받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같은 경남고 25기 동기로, 서 시장과 친분이 두텁다.

*박병원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기획재정부 차관, 경제수석 등을 지낸 박 회장은 부산중학교 동기다. 1학년 때는 같은 반이었는데 박 회장이 반장을 맡았다. 서 시장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오래 있는 동안 자문을 구하는 등 가까운 사이다.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지난 1월 부산시 경제금융 분야 정책고문에 선임됐다. 서 시장과는 미국 노던일리노이대에서 함께 수학한 인연이 있다. 변 고문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정통 재무관료 출신이다.

[요주의!! - 강단 부족] 

당 요직을 거친 4선의 중진 의원 출신 치고는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친박 의원'으로 참모 역할을 주로 하면서 자기 정치를 할 기회가 적었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점이 이런 평가의 배경이다. 부산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시작한 만큼 이런 평가를 극복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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