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아 호남!" 야당 민낯 보인 전당대회

[the300]당 명칭·호남총리 논란 '당심' 경쟁, 민생이슈 못잡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들이 22일 충북 청주시 명암타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충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후보. 2015.1.22/뉴스1

 2015년 2월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는 '호남당'이란 당의 민낯을 뚜렷이 드러낸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이벤트는 호남을 빼고 설명되지 않는다. 이번 전대는 국민 시선을 받을 절호의 기회였지만 호남에 발이 묶여 그 기회를 걷어찬 것이나 마찬가지다.

첫째 당명변경 논란. 지난해 안철수 의원과 합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꾼 당명을 전통적인 '민주당'으로 돌리자는 거다. 다분히 호남을 의식한 공약이다. 당대표 후보 셋 중 박지원 의원이 1월1일 제기하면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었다. 이인영 의원은 반대했다. 문재인 의원은 반대의사를 밝혔다지만 국민이 받아들이기론 뜨뜻미지근했다. 논쟁이 커지면서 전당대회 초반전을 집어삼켰다.

둘째 호남총리론. 문 의원은 2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비판하며 "국민화합을 위해선 호남총리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호남표를 공략했다는 평가와 파장을 고려하지 못한 '실언'이란 지적이 엇갈렸다. 문 의원이 유감을 밝히면서 일단락됐지만 그는 상처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29일엔 세 후보 모두 세종문화회관으로 달려갔다. 이곳에서 전국호남향우회 신년하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는 기본적으로 당원 선거다. 하지만 노력에 따라 일반 국민도 관심을 갖는 전국적인 선거로 만들 수 있었다. 연말정산, 어린이집 폭행사건, 안전사고 등 국민의 삶이 위협받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제1야당의 전당대회는 아무 것도 자신들의 이슈로 만들지 못했다. 그렇다고 당 개혁방안이나 공천혁신을 제대로 토론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호남의 당내 기득권이다. 전대 투표권을 갖는 권리당원은 광주·전남과 수도권이 약 30%씩 차지하고 전북이 25% 가량이다. 광주·전남·전북을 합친 호남이 절반 이상이고 이들의 참여율도 높아서 실제 영향력은 숫자 이상이다.

당의 딜레마도 여기서 발생한다. 전국정당을 지향한다지만 본질적으로 호남당을 못 벗어나고 있다. 후보들이 대구로 달려가 "김부겸"을 외쳤지만 대구의 권리당원은 0.1%에 불과하다.

일부는 이런 현실을 기득권 지키기에 이용한다. 타 지역 당원이 늘면 지금 호남이 가진 기득권이 자연히 깨지기 때문이다. 제로섬 게임이라는 전제에서 그렇다. 당원 배가 운동, 모바일 정당 같은 제안은 당파성이 덧칠되며 매장됐다.

이대로 가면 새정치연합은 '비호남' 국민에게 영원히 비호감 정당이다. 집권도 꿈꾸기 어렵다. 무엇보다 호남의 물리력, 즉 인구와 경제력이 위축되고 있다. 충청권 인구가 급팽창해 호남을 추월했다.

KTX 서대전역 경유 논란은 이 극적인 '크로스'가 진행중인 시점에 발생했다. KTX 호남선 개통까진 좋았는데, 서대전역을 지나는 노선이 생긴다는 소식에 호남의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저속철'이 된다는 이유다. 같은 당 충청 의원들은 '꿀먹은 벙어리'다. 굳이 논쟁에 끼지 않고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거구 조정에 따라 20대 총선에선 충청 의석이 늘고 호남 의석이 줄어들 수 있다.

정당에 지역기반이 있는 건 좋다. 그것이 당의 심장이자 엔진이다. 단 새정치연합은 호남만이 당의 심장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박지성의 현역시절 별명이 '두 개의 심장'이다. 두 개, 세 개의 심장이라면 아무리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도 구석구석 누빌 수 있지 않을까. 새정치연합이 그렇게 활발히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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