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주의 법안]'휴학생 소득 학자금 강제상환'…"가혹하다"vs"능력되니까"

[the300]김태년 의원,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대표발의

편집자주  |  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법안들이 발의됩니다. 문구만 바꾼 법안이 있는가하면, '김영란법'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관찰과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사단법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매주 1건씩, 가장 주목해야 할 '이주의 법안'을 선정, 분석합니다. 더300 기자들과 여야 동수의 전, 현직 보좌관들로 구성된 더모아 법안심사팀이 선보일 '이주의 법안' 코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대학캠퍼스.(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사진=뉴스1


책값이라도 벌겠다고 짬짬이 일해 벌어들인 아르바이트 비용을 은행이 학자금 대출 상환 명목으로 가져가는 게 당연할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6일 발의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 휴학생이 아르바이트나 인턴 등의 업무를 통해 얻은 근로 소득에 대해 의무상환을 유예시키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이 발생할 경우 졸업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적인 의무상환이 시작된다. 한번 의무상환이 시작되면 중도에 유예하기도 여의치 않다. 졸업 전 상환 부담 때문에 '하숙비 벌이'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2010년 도입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는 대학생에게 등록금 전액과 연 300만원 한도의 생활비를 학자금 대출해주고, 소득이 발생한 후 그 수준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게 하는 제도다. 2014년 기준 상환기준소득은 1053만원(총급여기준 1856만원)이고, 이자율은 2.9%(변동금리)다.

◇"생활 어려워 일하는 휴학생…학자금 의무상환 가혹"

강제 의무상환 이후에는 또 다른 대출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휴학이나 학기 중 발생하는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태년 의원은 21일 "대학생들이 휴학까지 하며 일을 하는 이유는 대개 대출을 조금이라도 덜 받고자 하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행정편의를 제공하지는 못할 망정 대출해준 돈을 더 빨리 갚으라고 재촉하는 것은 제도 운영 취지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이 법을 필요한 법안이라고 평가한다.

안 처장은 "생활이 어려워 돈을 버는 것을 절박하게 징수할 이유는 없다"며 "본인이 상환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휴학생 같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의무상환을 강제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년도 소득이 1월 연말정산 결과에 따라 확정돼 의무상환 여부가 결정되고 이를 통해 국세청이 그해 6월 의무상환액을 계산해 통지하기 때문에 수입이 생기는 시점과 상환 시점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갚을 능력될 때 갚는 것…이자 붙는 상환유예 결코 이득 아냐"

휴학생에 대해 의무상환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이 법안을 두고 정부 측은 회의적인 시각이다. 휴학 후 월 155만원 수준의 소득을 벌 수 있다면 다음해 금액을 상환하는 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환 의무는 매년 고시된 상환기준을 넘어설 때 생기는 것"이라며 "소득이 다시 없어질 때는 상환이 다시 유예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상환금액이 '(연간 소득금액 - 상환기준소득) X 20%(상환율)'로 계산되는 만큼 갚아나가야 할 상환금액도 월 몇 만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상환할 의무가 있는 돈을 휴학 중의 소득이라고 상환을 유예 시키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게다가 유예로 인해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자에게 결코 이득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소득 말고 휴학 중 소득만?"…법안 처리 가능성은?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이 채무 탕감이나 이자 면제가 아닌 유예와 관련된 내용인 만큼 큰 쟁점이 없이 본회의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출자의 졸업여부를 확인하는 행정 절차 외에는 추가 소요되는 행정력 낭비가 없어 재정 부담도 없다.

그러나 휴학생으로 국한 된 의무상환 제외와 관련해 다른 범주의 소득과 관련된 지적이 제기된다. 휴학 도중 얻게 되는 근로소득 외 이자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범주의 소득에 대해서도 관련한 사항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수입 시점과 상환 시점의 간극은 휴학생 외에도 실직한 대학졸업생 등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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