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지위, 아동학대 신고 포상금도 대폭 깎았다

[the300]지난해 예산소위서 '반토막'…"불신조장, 제도 없애야"주장도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추진 계획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아래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을 내놨다. 사진=뉴스1.

어린이집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및 아동 학대 등의 부정 행위를 효과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정부가 '어린이집 공익제보자 신고포상금' 제도를 도입하고 올해 필요한 예산을 국회에 요구했지만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를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4살 어린이 폭행사건을 계기로 아동 학대 근절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위가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건 데 이어 공익제보자 신고 예산까지 깎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12일 국회 복지위에서 열린 2015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결삼심사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복지위 예산소위는 총 4억원을 요구한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공익제보자 신고포상금' 예산을 2억원만 통과시켰다.

복지위 예산소위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중 일부가 보육기관 내부의 갈등을 우려해 예산 삭감을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어린이집 신고포상금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공익제보자 신고포상금' 제도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예산은 5억원이었지만 복지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4억원을 올해 예산으로 책정하고 관련 심사를 복지위 예산소위에 넘긴 상황이었다.  

이날 소위에서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장 강력하게 어린이집 신고포상금 예산 삭감 및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소위에 참석한 장옥주 복지부 차관은 "국고금 부정수급이나 아동 학대 등 (어린이집이) 적절하지 못하게 아이를 보육할 때 실제적으로 행정부에서 지도 감독할 수 있는 여력이 한계가 있어 제보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려고 (신고포상금제도를 유지하는) 측면이 있다. 제보하는 분들도 상당히 어렵다. 이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인센티브를 주고자 마련된 제도"라며 정부 안 대로 예산을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러나 양 의원은 "(어린이집이) 나름 교육기관인데 (신고포상금 제도를 활성화 하는 것은) 여러 가지 갈등을 유발시키는 것"이라며 "학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신고의무자가 법률에 규정돼 있지 않나. 신고의무자가 신고하는 건 당연한데 왜 포상금을 줘서 내부 분열 내지 불신을 조장하느냐"고 말했다.

양 의원은 "감독 기능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신고의무자가 신고하지 않았을 때의 처벌 등으로 목적(아동 학대 등)을 달성해야 한다"며 "포상금을 지급해서 내부 분열, 불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도 "실질적으로 포상금을 바라고 (아동) 학대를 신고하는 건수는 크게 적을 것 같다"며 "신고포상금은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한다. 사회가 서로 신뢰해야 되는데, '저 사람이 나를 신고할 것' 이란 불신을 정부가 조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재근 새정치연합 의원은 "제도 자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어린이집을 내부적, 외부적으로 고발해서 포상금을 주는 것으로 목적(학대 방지 등)을 달성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외부 신고자 같은 경우는 학부모를 위장해서 오는 사람들까지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국회 복지위 예산심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이 "양 의원은 (포상금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이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냐"고 묻자 양 의원은 "저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이집 신고 포상금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은 "(제도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정부 책정 예산의) 50%만 일단 책정해 놓자"며 "한꺼번에 완전히 없앤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명연 의원은 "내부고발자 제도가 비인간적이긴 하지만 어린이집 비리가 발생해도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을 고발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어린이집 간 네트워크가 잘 돼 있기 때문"이라며 "거기다 대항을 했다가는 보육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못 하고 공무원들이 다 감당하기도 어렵다면 내부고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의원은 "학원이나 교육기관은 회사와 다르다"며 "서로가 불신하고 위화감 조성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의원 대 정부, 의원 대 의원 간 예산 삭감과 제도 존폐 여부를 두고 이어지던 이날 예산소위의 공방은 추후 논의를 통해 4억원으로 책정한 정부의 2015년도 어린이집 신고포상금 예산 중 절반인 2억원을 삭감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한편, 복지위는 2013년 6월18일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어린이집 내 CCTV의무화 내용이 포함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제도 도입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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