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문희상 "대통령 다른나라 얘기하는 줄"

[the300]"계파 갈등 심각하지 않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 도서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1시간 여 동안 준비된 연설문 낭독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위원장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해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다"며 "(회견) 시간은 길었지만 내용이 없었고, 말씀은 많았지만 희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헌과 관련해서는 "경제만 골든타임이 있는 게 아니라 개헌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12개월 이상 큰 선거가 없는, 이런 적기가 어딨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문 비대위원장의 연설문 낭독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더 깊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계파주의가 중단되지 않는 이유와 가시화 되고 있는 야권 신당에 대한 입장은? 야권 교체 없이 정권교체도 없다는 평가도 있다.

▶심각하게 계파 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전대도 계파갈등만으로 진행된다고 생각 안 한다. 후보들 모두 혁신과 통합을 얘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기와 주장이 다르다고 용납을 못 하는 것은 민주정당이 아니다. 다양성이 보장되고 논의돼서 역지사지 되는 게 자연스럽다.

야권 혁신 없이 정권교체 없다는 말씀 지당하다. 전대를 통해 거듭나는 작업 계속 하고 있다. 지금은 부족해 보여도 온 몸으로 온갖 걸 다 동원해서 혁신하려고 몸부림친다는 사실 알려드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쓴 소리를 하셨다. 그럼에도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을 가장 아끼는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많다.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야당 대표로서 청와대 여당에 지나치게 유하다는 지적도 있다. 탈당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도 그런 비판을 했다.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생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모든 국민이면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한다. 저도 그렇다. 꼭 성공하길 기대하고 있다. (제가) 박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해서 호박이라고 하다가 요즘은 애호박이라고 얘기하는 분도 계셨다. 저는 불쾌하지 않았다. 분명 그런 점이 있다.

그럼에도 야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중요하다. 야당이 야당성을 상실하면 야당이 아니다. 야당의 생명은 야성이 살아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정 전 고문과 견해가 같다. 저는 야당성에서 흔들림이 없다. 

대통령을 만나서든 떨어져서든 나처럼 강하게 직접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존경하고 아끼면 더 그래야 한다. 야당 대표가 그런 것을 방기하면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다.

정 전 고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해가 안 간다. 당이 어려울 때 좀 도와주시지. 침몰 직전의 당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두고 그런 식으로 폄훼하면 살아남을 사람이 누가 있나.

-이번 전대는 통합과 혁신의 전대가 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셨다. 그런데 막상 레이스가 시작되고 보니 당권 대권 분리 논란 등 당 내부 프레임만 부각되고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모습이다.

▶아까도 비슷한 말씀 드렸지만 걱정하시는 분들 많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내부 프레임만 부각된다고) 생각 안 한다. 민주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선거치르는 과정에서 용광로처럼 녹여낼 때는 별 말 다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혁신과 통합은 아직 논란 중이고 계속돼야 한다. 말씀하신 것 중 당권 대권 분리를 당내 프레임이라고 했는데 그건 쟁점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당권 가진사람이 대권 나오지 말라는 건 지금 우리 당헌에 1년 전에 (당대표) 그만 두라고 못이 박혀 있다. 대선 3년 남기고 2년 임기인 전대 치르면서 그게 왜 거론되는지, (논의가) 실익이 없다. 그래서 자동 소멸이다.

다음에 (특정 후보에게) 대선 패배를 책임지라는 논란이 있다. 나는 이것도 의미 없다고 본다. 그들(대선 패배 당사자들)은 책임지고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 나타나려면 한동한 자숙해야 한다. 2년이면 충분하다.

당명 개정도 부질없는 토론이다. 우선 내용적 측면이 있다. 당명은 대의명분과 국민적 공감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저도 지역 다니면서 민주당이라는 말이 입에서 자동으로 나온다. 그래서 '개명하는 게 어때'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표를 의식해서 그러면(당명을 개정하면) 잘못 된 것이다.

새정치라는 (개념이) 아직 국민 반 이상에게 살아 있는 한 통합의 대상이었던 그 분들 동의 없이 (당명 개정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절차상으로도 당무위 등 거쳐서 전대에서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어제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포인트 가량 떨어졌다는 결과가 있다고 한다. 이유는 비선실세 의혹 해명을 못 내놨기 때문인데, 이런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시스템 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개헌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의 눈치보기 급급한 상황에서 이런 상황을 돌파할 묘수가 있는지.

▶국민적 여론지지도가 떨어졌나?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면 어떤 지도자든 지지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야 없이, 진보와 보수 없이 청와대 인적쇄신을 요구했는데 하나도 안 하겠다고 하는 말 듣고 누가 대통령 지지를 철회 안할 수 있나.

지금도 때는 늦지 않았다. 또, 개헌 얘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나와서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뭔가. 개헌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개헌 찬성이) 50%를 훨씬 넘는다. 75% 이상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리고 경제활성화 때문에 안 된다는데 그것도 맞지 않는다. 1987년 개헌할 때 경제성장률이 11%를 넘었다. 왜 그런가. 민심과 맞춰갈 때 정치와 경제는 같이 간다. 또 경제활성화의 골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경제만 (골든타임이) 있는 거 아니다. 선거가 앞으로 12개월 이상 없는 이런 적기가 어딨나. 개헌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번에 안하면 할 수 없다.

김무성 대표 얘기도 나왔는데 김 대표는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 개헌시기의 여당 대표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개헌을) 반대한다고 말씀 하시려면 '나는 개헌 제안은 하지 않겠다. 대통령도 중요한 개정안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해야 옳다.

국회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격이 없다. 박 대통령은 왜 여당이 거수기 노릇을 하게 하나. 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나. 이건 대통령의 권한을 넘는 것이다. 여당이 어떻게 임하느냐의 초점에 김무성 대표가 있다. 통 큰 정치인이고 이 문제를 충분히 끌고 나갈 힘이 있다고 믿는다.

-최근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3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위원장 리더십의 결과라는 의견과 정부와 새누리당 실정의 반사효과라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비대위 구성 당시 계파 수장들을 불러들어 전대가 계파 간 대결로 굳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전자는 대단히 동의하지만 후자는 동의하기 어렵다.(웃음) (지지율이) 오른건 실감하고 있다. 제가 처음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지지율이 13% 정도 였다. 그리고 최근에 31%라는 조사도 있고 하는데 대체로 24~25%선인 거 같다. 지지율을 올려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

지지율 상승에 제 리더십이 있었다고는 생각 안한다. 국민의 절절한 마음이 실려 있었다. 제 한 일은 그것을 끌어 담는데 한몫했다는 거다. 우리 비대위는 우선 싸움을 하지 않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았다.

당내 비노(비노무현)친노(친노무현) 싸움이 전대까지 갔다는 건 너무 논리 비약이고 오히려 싸움이 없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야간 죽기살기식 싸움도 없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약속을 지켰다. 약속을 하고 하고 지키고 약속하고 지키고 하는 과정에서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등 정치권 불신이 가셨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계파 수장이 모인 것 아니냐고 비대위 출범때도 여러 번 들었다. '책임자들 다 나와라', '당 대표들 다 나와라' 해서 모았고 안 하시겠다는 분들 계셨지만 끝까지 기다렸고 계파 수장이 아니라 책임질 사람으로서 (비대위에) 참석했다. 결코 자신의 무엇을 위해 참석한 분들이 아니었다.

-2002년 대선기획단장을 맡아서 승리를 이끌었다.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우선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차기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희정, 박원순, 안철수, 문재인 등이 매워야 할 부분 하나씩 거론해 달라.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왕도가 없다는 게 내가 겪은 철학이다. 신뢰 이상 가는 건 없다. 신뢰가 없으면 그 어떤 전략과 전술도 성공할 수 없다. 지금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려면 야당이건 여당이건 국민 신뢰 받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차기 대선 후보들은 다 좋은 점이 많아서 일일이 말하기 어렵지만 장점과 강점만 얘기하겠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유연성,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용성, 문재인 의원은 휴머니스트, 정세균 의원은 왜 뺐나. 정세균 의원은 안정성, 안철수 의원은 지성이 내가 본 장점이다. 이인영 의원도 있는데 역동성이 있고 추미애 의원은 기품이 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 탈당 이후 다른 당내 인사들의 탈당설 얘기도 돈다. 나가신 분들이 새정치연합의 노선이 우경화 됐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선 우리당이 우경화 됐다라는 대목에 동의하지 않는다. 어느 분은 너무 좌경화 됐다고도 하는데, 정 전 고문이 무슨 뜻으르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한 번도 그 분이 맨 처음 만들었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노선을 바꾼 적이 없다.

만약에 우경화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때문이라면 우리는 왕 보수다. 그러나 사회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우리가 보장해야 하고 그것이 진보라고 한다면 우리는 왕 진보다. 이 두 가지가 같이 갈 수 있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만들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좌경화 됐다고 하고 어떤 분은 우경화 됐다고 하는 것을 이해 못하겠다.

특히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은 안타깝고 서운하다. 참으로 섭섭하다.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누가 봐도 백척간두 누란지위라면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릴 생각보다 좌클릭으로 계속 돌자고 말할 순 없었는지, 그것도 전대가 진행되는 이 시점에서 했어야 옳은지 묻고 싶다.

이럴 때 상임고문으로서 얼마든지 힘을 보탤 수 있는 능력 있는 분이 왜 그런 이야기 하시는데 의문이다. 국민연대라는 새로운 신당이 생긴다고 한다. 정당설립의 자유가 있고 그 부분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진보성향 정당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라면 우리도 혁신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 ‘그런 분들이’ ‘그런 말 조차’ 할 수 없을지 않을까 기대한다.

-어제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개헌보다 경제가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는데,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경제가 많이 어렵다. 박 대통령에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지. 우리 나라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개헌이 상당히 필요하다고도 생각하는데 견해가 궁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명쾌한 답변은 지방분권화다. 지방분권화는 지방자치가 요체다. 지방분권도 개헌사항이라서 (개헌과) 관계가 깊다. 지방분권의 요체를 따로 말하자면 자치조직권과 자치재정권이다. 지방분권만 제대로 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지방이 잘 돌아간다. 지방을 과감하게 분권형태로 돌려주면 지역경제가 자동으로 활성화 된다.

이런 측면에서 개헌도 필요하고 지역감정 해소도 필요하다. 개헌을 통해 권력 분립형,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된다고 생각한다. 김무성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2+2(당 대표+원내대표)회동이 15일에 열린다. 2월 안에 개헌특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꼭 진행됐으면 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관련기사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