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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프라이머리, 공천권 내 손에?

[런치리포트-오픈프라이머리 명암] (종합)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가 2015년 정치개혁의 중심에 섰다. 경선 과정을 국민에게 완전개방해 돌려준다는 총론에 여야 모두 동감, 각각 정치개혁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공천심의위원회를 통한 기존의 하향식 공천은 각 정당별 계파간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권행보에 따라 특정 계파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거나 철저히 공천에서 배제되는 '학살'이 진행돼왔기 때문이다. 일부 여론조사 등을 통한 후보 선출 역시 질문의 구체적 내용 및 순서 등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이참에 일반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자는 공감대가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여·야 혁신위 '오픈프라이머리' 군불…내년 총선 도입 목표

7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지난 5일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및 여성·장애인 후보자 10-20% 가산점 부여 등의 혁신안을 의결했다.

보수혁신위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예비선거일 6개월 전에 사퇴해야한다는 방안도 의결했다. 기득권을 갖고있는 위원장이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월등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자격도 강화한다. 보수혁신위는 이와 관련, 별도 자격심사위원회를 통해 심사를 통과한 예비후보만이 경선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혁신실천위원회(위원장 원혜영)를 통해 오픈프라이머리 준비작업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역시 '컷오프' 제도를 도입해 경선 후보자를 추릴 계획이다. 

현직 의원이 경선에 참여한 지역구는 오픈프라이머리에 2명의 예비후보만이 참여할 수 있다. 현역의원 대 다수 후보가 대결하면 인지도 및 조직에서 현직 의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러나 '전략공천' 제도는 병행키로 했다. 상대적으로 조직기반이 없는 정치 신인들을 발굴하기 위한 방안이다. 평가기준 역시 당규에 명문화해 이해 관계에 따라 수정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법 개정, 계파별 이해관계도 갈려…도입까지 '산 너머 산'

여야 혁신위의 오픈프라이머리 방안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


우선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인 '역선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행법 개정을 통해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실시토록 해야 한다.

A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B정당 경선에 참여해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에 표를 지지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선거법에 오픈프라이머리를 명문화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선거를 관리하고 지원하게 된다.


내년 총선 이전 선거구 재획정도 이뤄져야 한다.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석패율제 도입 논의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경우 오픈프라이머리 역시 늦춰질 수 있다.


계파 공천을 방지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오히려 계파간 갈등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오픈프라이머리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보수혁신위 의결 내용 가운에 '경선에 참여하려면 당협위원장을 사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새누리당 친박계 한 의원은 "현재 다수 지역 당협위원장직을 친박계 인사들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경선전 당협위원장 사퇴 조항이 친박계 인사들을 밀어내려는 비박계의 복안"이라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대중적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강한 '친노' 의원들은 오픈라이머리가 유리하다. 비노 및 구 민주계는 당원 조직이 탄탄해 당내 경선을 선호하고 있어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가 당의 고질병인 '계파갈등'을 부채질을 하는 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위의 안이 나오더라도 의견이 모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픈프라이머리', 정치개혁 만병통치약 아니다


 

 

 

여야가 밀실공천 등 기존 공천제의 폐단을 없애자는 취지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정치개혁 과제 1순위로 도입할 방침이다. 현실화되면 선거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정당개혁'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정당정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돈과 인지도를 갖추고 있어 인원동원력이 높은 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의정활동 설명회와 각종 행사 참석 등을 통해 평소에 표밭을 갈고 닦은 현역 의원들이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정치 신인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의정활동보다는 지역 유권자 관리에 치중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새누리당 한 초선 의원은 "각계에서 좋은 경력을 쌓은 훌륭한 인재라도 연고지에서 열심히 활동하지 않으면 경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며 "대중 인지도나 조직 및 자금 동원력이 현역 의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정치 신인들에게 오픈프라이머리는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이 일반 유권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사회적 약자의 이해를 표출할 통로는 갈수록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참여를 목적으로 한 오픈프라이머리가 엘리트나 이익단체, 운동집단의 '동원력' 경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낮은 참여율로 인한 대표성 왜곡 △후보자들 간 상호 비방과 조직 동원 △당 밖 지지 획득 경쟁으로 인한 당내 구성원들의 결속 약화 △인물 중심 선거운동에 따른 정당 이념 및 정책 경쟁 실종 등도 부정적 효과로 거론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가 투표율이 60% 초반을 넘는데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조직이 동원돼 오히려 민심이 왜곡될 수 있다"며 "정당이 안정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한국 상황에선 오픈프라이머리가 오히려 정당 조직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다고 해서 그대로 따른다는 점도 큰 문제"라며 "수준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 현실에 맞는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양당체제를 고착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 정치가 양당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소수파 정당이 좋은 후보를 충원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 양 정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고 국가가 선거관리에 나설 경우 국가의 재정 부담은 물론 개별 후보자의 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치비용 논란도 불거질 소지가 크다.
 
신 교수는 "인지도 높은 현역의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거대 양당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어 도입에 앞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학살' 논란…한국 정당공천 '흑역사'


6·4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된 6월4일 오전 전북 고창군 흥덕면 내사마을 마을 회관 앞에서 갓과 흰색 도포 차림의 유권자들이 선거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은 국민 각자가 직접 1표를 행사해 뽑는 선출직이다. 각각의 직책별로 일정 수준의 나이 제한은 있을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후보로 나서는 데 제한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당 공천에 목을 맨다. 정당의 조직 활용을 통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의 민심을 대변하는 정치적 지형 토대가 쌓인 대한민국에서는 정당 공천의 결과가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함수 관계를 양산했다. 후보들이 정당 공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계파정치 양산하는 공천…정치 후퇴 견인

한국 정당사에서 공천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했다. 특정 계파 보스의 이익에 좌우됐고, 결국 갈등으로 이어졌다.

정당 공천이 선거 당선의 8부 능선으로 인식되면서 공천권을 가진 사람과 이를 따내려는 사람 간의 권력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결국 하향식 공천 제도가 뿌리 내려진 우리나라 현실에서 당권을 쥔 정당 대표가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권을 행사하게 됐고, 당권 및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경쟁과 계파정치가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정당 공천은 제3대 총선부터…높은 당선 가능성 목도

우리나라 정당 공천의 역사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인 제3대 총선에서 집권당인 자유당이 203개의 의석 중 181명의 공인후보자를 선정해 발표하면서부터다. 이후 당 차원의 전폭적인 선거지원에 나서 114명을 당선시켰다. 무소속이 67명, 민주민국당이 15명 당선된 것에 비교해 압도적인 결과였다.

여야가 각각 24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데 그치고 무소속 당선자만 126명을 배출했던 제2대 총선과 비교해 정당의 공천이 얼마나 당선 가능성을 올릴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준 선거였다.

이후 정당공천제도는 대선과 총선을 두루 거치며 유명무실한 군소정당들을 정비하는 역할을 했고 정당 정치의 기틀을 마련하는 초석이 됐다는 평이다.

◇공천, 당선 가능성 높이는 만큼 부작용도 확연
 
 

그러나 정당의 공천이 당선 가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함에 따라 부작용도 선거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제7대 총선에서 야당인 신민당에서 발생했던 이른바 '진산파동'이 대표적이다. 신민당 유진산 당수가 후보 등록 마감 3분 전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구 갑구 출마를 포기하고 전국구(현 비례대표) 기호 1번 후보로 등록을 해 당권을 둘러싼 내홍을 촉발했다.

가까운 시기에는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박(친 박근혜)계 학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당권까지 거머쥔 '친이(친 이명박)계'가 당내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박근혜 의원 측근들을 공천에서 대거 배제한 사건이다.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 인사들은 탈당해 '친박연대'를 구성하고 선거에서 총 14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반대로 보복공천이 이뤄졌다. 역으로 당권을 잡은 친박계가 친이계 출신 다수를 공천에서 탈락시켜 계파 갈등의 골을 키운 것.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의 19대 총선 양상도 비슷하다. 한명숙 대표가 취임하면서 당권을 잡은 '친노(친 노무현)계'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으로 총선승리가 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이미 공천을 받은 후보를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공천하는 무리수로 계파갈등을 노출하며 총선 패배를 자초했다. 

여야 모두 공천 부작용을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상대 계파 '학살'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다.
 
 

'피의 시카고' 美 오픈프라이머리 전기…英 ·佛 등 도입 확대


1968년 미국 민주당의 시카고 전당대회 당시 당의 후보 지명과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 모습.

 

 

1968년 미국 민주당의 '피의 시카고 전당대회'는 예비경선제도(primary election)를 대폭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당을 좌지우지 했던 중진 대의원들은 예비선거를 치르고 전당대회에 입성한 유진 메카시와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 대신 부통령이었던 허버트 험프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허버트 부통령은 예비선거가 열리지 않는 주들의 대의원 표를 독식해 과반수가 넘는 표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당 밖에서는 허버트 험프리 후보 지명에 항의하는 당원들과, 베트남전쟁을 지지하는 험프리를 반대하는 반전시위대가 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무자비하게 이들을 진압했다.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경찰이 총으로 쏘는 장면이 생중계 되기도 했다.

피를 뿌리고 후보자격을 얻었지만 험프리는 공화당 후보였던 리처드 닉슨에게 참패한다. 체면도 구기고 선거에도 패한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당내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는 예비선거 개혁안을 마련했다. 프라이머리 제도의 확립이다.

 

 


 

미국의 예비선거제도는 1905년 위스콘신주에서 정당이 예비선거를 통해 대선후보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주법을 제정하면서 최초로 실시됐다. 1916년에는 20개 이상 주에서 대선후보선출과정에 예비선거제를 채택했다. 정당운영과 후보선출과정에 일반 당원이나 유권자의 참여를 확대해 개방성과 민주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1920년~1940년대 대공황 등 경제난을 겪으면서 정당개혁을 향한 유권자의 관심은 떨어졌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예비선거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예비선거제는 점차 후퇴하는 길로 접어들었지만, '피의 시카고 전당대회'가 꺼져가던 예비선거제도의 불씨를 살렸다.

미국의 예비경선제도는 간부회(caucus) 방식과 대의원대회(convention), 예비선거(primary) 등 세가지로 나뉘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일반적으로 코커스나 프라이머리 방식을 이용한다. 

코커스는 일종의 당원대회로 당원들이 모여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을 논하고 당원투표를 통해 지지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당원외 일반 유권자들의 참여를 허용한다. 참여 자격을 지지자나 당원으로 제한하는지 여부에 따라 개방형(open primary)과 폐쇄형(closed primary)로 나뉜다.

오픈 프라이머리의 경우 일반 유권자가 소속 정당이나 지지정당을 표명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당의 예비선거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폐쇄형에서는 특정 정당의 당원이나 일반유권자의 경우 정당 지지자임을 표명할 경우에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주마다 지지자 임을 표명하는 기간이 다르다. 지지 표명만으로도 당원이 될 수 있는 주도 있다.

한편 미국에는 모든 정당의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일괄형 예비선거(blanket primary) 도 있었다. 이 방식은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루이지애나주 등 3개 주에서 실시된 바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에서 각각 2000년과 2003년 일괄형 예비선거제도가 정당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의사가 정당 후보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괄형 예비선거는 비정당형 예비선거제도로 전환됐다.

2012년 미국 대선의 경우 민주당은 36개 주, 공화당은 35개 주에서 예비선거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한 주는 전체 50개 주 가운데 20개 주에 불과했다. 나머지 주들은 당원이나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경선을 치르는 코커스나 폐쇄형 예비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정당 중심 정치제도가 견고한 유럽에서도 점차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는 추세다. 프랑스에서는 2012년 4월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사회당이 오픈프라이머리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7월 노동당이 정치불신과 취약한 당원 기반을 넘어서기 위해 런던 시장 후보를 뽑는 데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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