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수법안 '희비'…여야 협상 전략에도 파장

[the300]여, 2일 강행처리 여건 확보…야, 담뱃세-법인세 딜 전략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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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두 국회대변인(왼쪽)과 장대섭 의사국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담뱃세 인상과 관련한 개별소비세법 등 14개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은 모두 세입예산안 관련 부수법안으로 담뱃세 인상과 관련한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 등 3개가 포함됐다. 이외에도 조세특례제한법, 부가가치세법, 소득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법인세법,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국세기본법, 관세법, 국민체육진흥법,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혁신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다. 2014.11.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6일 예산부수법안 내역이 공개되면서 여야의 정기국회 협상 전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됐다. 여당은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들이 모두 예산부수법안이 되면서 야당과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야당은 담뱃갑 인상과 맞바꾸려 했던 법인세 인상 등 현안 관철에 적잖은 부담을 갖게 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14건 법률안을 예산(세입)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면서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지방세법, 개별소비세법,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을 포함시켰다. 예산부수법안들은 예산안이 자동부의될 때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의장이 상정을 하고 여당이 밀어붙이면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새누리당이 공언하고 있는 것처럼 12월2일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법인세 인상 등 담뱃세 인상과 바꾸려는 카드가 힘을 잃을 수 있다얘기다.
 
 최형두 국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당이 제출한 법안이 목록에 없다고 논의가 안 되는 게 아니다"며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하면 된다"고 밝혔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이날 지정된 법안들만 유효해 야당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예산부수법안 발표 후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예산부수법안의 심의에 만전을 기해 결코 본회의에 자동부의되는 일이 없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야당은 의사일정을 즉각 가동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강력 반발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혁신원탁토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세가 일부 포함돼 있다고 담뱃세 관련법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 것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여당 입장으로 강행 처리하면 다음 국회가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예산안 심사가 돌연 중단 여야 모두 협상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더욱 부족하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단 회의를 갖고 예산안법안 심사를 보이콧한다고 밝혔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국고지원에 상임위 차원에서 합의하고도 여당 원내지도부에서 이를 번복하거나, 반대로 여당 의원들이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깨는 등 야당을 농락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다만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한 듯 국회 전면중단이 아니라 "경고와 항의 표시의 잠정보류"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법을 지키지 않을 셈이냐"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법과 원칙대로, 약속대로 해야 한다"며 야당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예산안 자동부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누리과정 예산을 빌미 삼아 국회를 보이콧하는 일은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회가 스스로 법을 어겨 온 관행을 깨고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기한 내 처리하는 선례를 올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산안 여야 합의에 문제가 생기면 여당 단독의 수정동의안이라도 제출해 기한을 지키겠다고 강조한다. 야당이 돌연 상임위 보이콧에 나선 건 예산안 심사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내용을 반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강조해 온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와 연계해 예산안 심사에서 좀더 얻어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야당은 `2일 처리` 보다 `합의 처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산부수법안 지정으로 여당이 협상력에서 다소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지만 양측 모두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단독으로 2일 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고 야당도 예산안이 2일을 넘기면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상당부분 져야 한다. 이에 따라 여야가 어떤 협상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막판 시간에 쫓기면 여당이 조급해지고, 야당이 담뱃세 인상을 수용한 대신 여당이 법인세 인상을 받아들이는 '딜'에 나설 거란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야당은 재정악화 대책이 필요하다며 법인세 인상(감세 철회)를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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