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주요정책인 창조경제와 관련한 예산이 심사에서 대거 보류됐다.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21일 미래창조과학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 예산 197억원 논의를 보류키로 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위 사업에 대해 '전시사업', '중복사업' 등이라는 이유로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했다.

야당 측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존의 중소기업지원센터의 사업과 완전히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현미 의원 역시 "197억원 예산 전체를 전부 삭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절반 정도로 규모를 줄여야 한다"며 "산업자원통상부와 중소기업청 예산심사를 했지만 중복사업(에 대한 예산책정)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도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설이라는 방향 자체가 잘못 잡혔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이같은 센터를 만드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창조경제는 인적 네트워크로 순환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현행 혁신센터는 전시사업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예산 197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혁신센터 구축 운용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감액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미국 역시 민간 벤처보육센터가 있고, 주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 역시 대규모 예산 감액에 난색을 표했다. 여당 측 간사인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각 지역에 혁신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는데 이제 2개 센터만 설립했다"며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데 혁신센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 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는 기존 사업을 지원키 위해 운영하는 것이고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민 상상력 아이디어 활용 육성 위한 것"이라며 "두 사업이 차별성이 있는 만큼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강원 지역을 대표에 예결소위에 참석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강원·충남·제주 지역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신설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책정된 예산을 삭감하면 힘 없는 지역은 언제 센터 지원이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에 예결위원장인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창조경제는) 대통령의 여러 국정철학 중 힘있게 밀고 가려는 정책 중 하나지만 (미래부가) 이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예산삭감을 원치 않으니 크게 기회를 주는 의미에서 보류하자"고 제안해 논란은 마무리됐다.

한편 예산소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제외한 14개 상임위 쟁점예산에 대한 감액심사를 이번 주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보류된 예산은 여야 2명씩으로 구성된 '소소위'를 통해 협의에 나선다.

이후 증액심사를 통해 예산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누리과정 예산 여야합의 불발로 인해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월2일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를 놓고 여야간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