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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도 버티기 힘든 직군에서 보좌진으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10년 넘게 그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여성 보좌관이 있다.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황훈영 보좌관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 보좌진의 평균 재직 기간은 남성에 비해 훨씬 짧아 10년 근무면 장수에 속한다고 한다.
황 보좌관은 여성보좌진협의회 등을 통해 후진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본인이 만든 법안이 통과되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킨다는데서 오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황 보좌관은 "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일을 주로 하지만 보좌관은 더 넓은 의미에서 공익적인 일을 한다"며 "노동 강도는 세지만 애국하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보좌관으로서 장수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국하는 마음가짐은 황 보좌관이 두 딸의 어머니이자 전문성 있는 보좌관으로 인정받기까지 힘든일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황 보좌관은 10년 보좌진 생활 동안 가장 기뻤던 일로 2006년 성매매 집결지로 유명한 '파주 용주골' 사례를 꼽았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경찰의 단속이 없어 '무풍지대'로 통했던 집창촌 용주골의 문제점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직접 밝혀낸 사건이었다.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보좌진으로 일하던 황 보좌관은 당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국 집장촌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집창촌 화재로 성매매 여성들이 용주골로 자리를 옮겨 영업하면서 오히려 150여개까지 업소가 늘어난 사실을 밝혀냈다. 더욱이 용주골은 정부소유 토지였다. 정부가 불법영업을 한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임대수익을 거둬들인 사실까지 파헤쳤다.
2011년 9·15 정전사태의 열쇠를 쥔 '전력계통운용시스템(EMS) 부실 운영' 논란도 전정희 의원과 황 보좌관의 작품이다. 그는 EMS의 부실 운영과 한국형 EMS 개발 사기 혐의를 포착,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이 사건은 국회에서 검찰 수사로 넘겨졌다.
황 보좌관은 '예산확보' 경쟁에서도 숨은 노하우를 발휘했다. 내년 전북 익산지역(전정희 의원의 지역구) 숙원 사업 중 하나인 2015년 왕궁 한센인 정착농원내 현업축사 매입과 영업보상을 위한 예산 260억원이 지난 13일 상임위원회에서 반영된 것. 이 예산으로 새만금 수질개선과 악취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예산은 당초 전북도가 요구한 180억원보다 80억원 증액된 것으로 전 의원은 향후 소요될 축사 매입비와 영업보상비를 논리적으로 추산, 해당 상임위원들을 설득했다. 황 보좌관은 이번 예산 확보 과정에서 전 의원의 그림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그는 "국회의 입법 기능이 강화되면서 사회적으로 보좌관의 업무를 중요하시는 분위기"라며 "보좌진은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남녀의 구분을 떠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능력을 보여주면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보좌관이라는 직업은 전문성을 필요로하고 연속성이 있는 특성상 아직도 여성 보좌관에 높은 문턱이다. 황 보좌관은 이에 제도적 부분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생할 수 있는 마인드로만 능력있는 여성 인력을 국회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없다"면서 "육아 휴직을 갈 수 있는 문화, 대체인력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좌진 공채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여성 보좌진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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