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전쟁' 포문 연 野 "5조 삭감"…與 "정권 흠집내기 안돼"(종합)

[the300] 野, 예산심사 5대 원칙 발표…與 예산심사 3대 기조로 '견제'

편집자주내년 나라살림 376조원. 우리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만들어진 예산이다. 앞으로 한달여 동안 국회는 그동안 매년 해왔든 예산을 깎고 늘려 새해 예산안을 확정한다. 예산안의 최대 이해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이지만, 정작 예산안 심의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 주머니 사정과 직결될 새해 예산안을 국회가 어떻게 다룰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내 돈 어디에···2015 예산 워치' 기획 시리즈를 통해 미리 짚어본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2015 예산안 심사방안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뉴스1.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 야당은 2일 법인세 과표구간 세율 변경안을 내놓고, 정부 예산안 가운데 5조원 안팎의 문제사업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여당은 생산적 예산심사를 당부하며 정권 흠집내기식 삭감은 자제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본격적인 예산시즌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산안 심사방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새정치연합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의 5대 기본원칙을 △재정파탄 방지·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위기에 놓은 민생 지원 사업 확대 △지방재정 지원대책 마련 및 지역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국비 예산 확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예산 확보 △문제 사업 삭감 등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새정치연합 출신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법인세 감세 철회 3대 법안'(대기업 비과세·감면 폐지, 기업 최저한세율 상향조정, 법인세율 인상)을 통과시켜 연평균 9조6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결삼 심사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4대강 후속사업, 특정단체 지원 사업 등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업 예산을 삭감해 증액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5조원 내외라는 구체적인 삭감 규모도 밝혔다.

12월2일로 정해진 예산안 처리시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날짜를 지키겠지만 법정 시한보다는 충실한 심사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시한 내 처리는 동의하지만 예산심의를 발목 잡는 빌미가 되면 안 된다"며 "전후를 다 무시하고 시한 내 처리를 얘기하는 것은 국회의 심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여당은 이날 당 대변인을 통해 '새해 예산안 3대 기조'만 공개하며 견제에 나섰다. 새정치연합이 선제적으로 예산안 심사의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사진=뉴스1.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경제살리기 예산 △안전 예산 △복지 예산 등 새해 예산안 심사의 3대 기조를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고 국민 안전과 복지도 확충하는 생산적인 예산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정쟁성 심사는 '경제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조원 내외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야당의 공세와 관련, "예산항목에 '정쟁의 색깔 입히기'나 '무조건적인 칼질'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며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정권 흠집내기식 삭감은 자제돼야 하고 국가 재정을 외면하는 포퓰리즘 식 증액 논의도 금물"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보다 심사에 포커스를 두겠다는 야당의 입장에 대해서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내 처리는 국회 선진화법의 양대 축 중 하나"라며 "처리 시한에도 방점을 찍고, 충실한 심사에도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2015년 예산안은 경제활성화 및 서민복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편성했다"며 "여야가 불필요한 신경전을 접고 밀도 있게 국회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예산안 심사 때마다 문제가 됐던 의원들의 '쪽지예산'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학재 새누리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31일 "이번 예산처리 과정에서는 쪽지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문자 예산 모두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예결위 간사도 "일체의 쪽지예산을 없애고 예산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학재 "예산 법정시한 12월 2일 반드시 지킬것"


 

 

"자식이 많은 어머니가 살림을 할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밥을 먹어야 하니 쌀을 사고, 추위에 얼면 안되니 난방비를 쓰고, 애들 교육비를 써야 하니 배분을 알뜰하게 해야 한다. 그게 살림을 잘하는 엄마다. 충동구매를 하면 살림을 잘할 수 없다. 엄마의 마음으로 예산을 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요즘 여의도 국회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을 꼽으라 하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이다. 예산정국이 시작된 시점에서 이 의원을 만나 새해 예산안 심사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의원은 3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예산안은 △경제살리기예산 △안전예산 △복지예산 등 세가지를 심도있게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가 많아 안전 예산을 봐야 한다. 그리고 서민들의 복지예산도 꼼꼼히 챙겨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쟁점 3제 '재정건전성·4대강 후속·누리과정'
이 의원은 "올해 예산 정국의 최대이슈는 재정건전성"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투입될 20조원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느냐 논쟁이 있는데 야당도 경제가 위기라는 점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제살리기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도 재정건전성에 관심이 많아 부채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30%중반에서 관리해 나가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다"며 "교과서적 이야기지만 경기가 살아나야지만 세금이 더 걷히고 빚을 갚을 수 있다. 지금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제시했다.

논란이 큰 4대강 사업 후속 예산과 관련해서는 "야당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며 "예산자체에 대한 초점보다 정치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자원공사의 부채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수공 부채 8조원을 갚기 위해 8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하려다 제외했다. 그런데 800억원으로 8조원을 갚으려면 100년 걸린다. 이는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다. 근본적인 부채상환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야당이 예산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누리과정예산에 대해선 "보육문제는 지방교육보조금 내에서 하는게 맞다"며 "교육청이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보육문제를 정치적 투쟁 구도로 끌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다만 "심의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 예산 처리기한 반드시 지킬 것
이 의원은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예산만큼은 법정시한내 처리할 것"이라며 "예산과 정치적 사안이 결부돼 내년도 국가의 살림인 예산이 졸속으로 심사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한이 촉박하다고 하지만 예년 예산 심사 과정을 볼때 한 달이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쟁점이 없지만 중간에 쟁점을 만들 경우 파행이 되는 것"이라며 "결국 예산안 처리를 기한내 못하거나 연기하자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다 핑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 파행 등으로 처리를 연기하자고 하는 것은 국회 여야의 책임이기 때문에 시한내 처리를 못할 경우 정부안대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협상 파트너인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에 대해 "말이 잘 통한다"며 "대화로 풀어나가면 충분히 잘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춘석 "법정시한 '황금율' 아냐…졸속심사 없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한 소녀가 우유가 담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우유를 팔러 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우유를 팔아 달걀을 사야지. 달걀을 부화시켜 닭을 키우고, 닭을 팔아서 돼지를 사고, 나중에 돼지를 팔아서 송아지를 사야겠다. 송아지가 자라 소가 되고, 소를 판 돈으로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가야지.' 단꿈에 빠져있던 소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우유는 모두 쏟아져버린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예로 든 이솝우화의 한 토막이다. 정부가 확정재정정책을 펼치면서 경제활성화를 말하는 것은 허황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것이나 다름없단 얘기다.

이 의원은 3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예산을 많이 편성해주면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할 게 아니라 재정적자가 생긴 부분을 어떤 식으로 채울지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직하게 예산부족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증세'를 논의하자는 것. 예결특위 활동 역시 이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의원은 "경기가 어려운만큼 확장적 재정정책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면서도 "세입 부문에서 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높이거나 대기업의 비과세·감면을 줄이는 등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세입을 늘리고 재정적자 폭을 줄이는 게 선결과제라는 설명이다.

◇안전·창조예산 부풀려져…감액분 '서민·지방예산'에
이 의원이 대표적인 삭감 항목으로 꼽은 정부예산안 항목은 안전 예산과 창조예산. 정부는 안전분야 예산을 올해대비 2조2000억원 확대할 계획이다. 예산증가율은 17.9%로 지출분야 중 가장 높다. 연구개발(R&D)분야에도 18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의원은 "안전예산 편성에 100% 동의하지만 사실 무늬만 안전예산이고 사실 들여다보면 터무니없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창조예산 역시 "기존예산에서 이름만 바꿔 '창조'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해서도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그는 "국토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SOC사업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지만 4대강사업 뒷처리 비용이나 실세에 편중된 예산 등의 부분은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자원공사가 4대강사업으로 떠안은 8조원 부채에 대해 "결코 수긍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잘못을 수긍하고 시정하려 한다면 협조하겠지만 4대강 사업이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포장해서 예산을 가져가려는 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방산비리,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예산도 삭감한다는 생각이다. 이 의원은 "감액된 부분은 철저하게 서민예산, 지방재정을 보충하는 예산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쪽지예산' 사절...12월 2일 법정시한 '황금율' 아냐
이날 오전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예산처리 과정에서 쪽지 뿐 아니라 카톡, 문자예산 모두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춘석 의원은 "내가 요청해서 그쪽에서도 받아들인 것"이라며 "나도 (새정치연합) 의총장에서 그렇게 말했다. 다른 의원들 표정이 굳어지더라"고 웃었다. 

'쪽지예산' 사절은 이번 예결특위 활동 중 이 의원의 가장 큰 목표다. 그는 "서로 쪽지예산만 주고받다보면 정작 상임위에서 올라온 예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반드시 필요하다면 상임위에서 설득해서 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임위 단계에서 논의를 거쳐 올라온 예산에 대해 보다 세밀하게 심사하겠단 것이다.

이 의원은 "요즘 가는데 마다 12월 2일 법정시한 맞추는지 물어보고 관심을 갖는데 나로서는 가장 큰 딜레마"라며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한 내 처리에는 동의하지만 기한을 맞추려다 졸속심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예산심사가 충실하게 이뤄지면서 12월 2일을 맞출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황금율은 아니지 않느냐"며 "시한을 지키는 것만 예산심사를 제대로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방점을 법정시한이 아니라 충실한 예산심사에 둬야 한다"며 "무엇보다 전제돼야 하는 건 정부여당의 협조"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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