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불가' 통보 국회의원 43인 누구?…체육단체장 '우수수'

[the300](종합)겸직 고수해도 제재 못해…"자율로 결정토록 하자" 반론도

정의화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호남미래포럼 초청 조찬강연을 하고 있다. 2014.10.30/뉴스1

 체육단체장을 비롯, 각종 사회단체장과 재단·사단법인 회장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 가운데 43명이 해당 직책에서 물러나야 하는 '겸직불가' 대상자로 분류됐다. 31일 정의화 국회의장 직속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결정이다.

국회는 그동안 특권 내려놓기 하나로 겸직금지를 추진해 왔다. 정 의장은 관련 내용을 해당 의원들에게 통보했다. 하지만 모든 단체장직을 '특권'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에다, 국회의장이 특정 의원의 겸직을 강제로 중단시킬 수 없는 점, 현행법상 겸직을 계속하더라도 특별한 제재나 처벌을 할 근거조항이 없다는 점은 논란거리다. 이를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검토, 겸직가능 여부를 결정했다. 국회의원 98명의 겸직·영리업무 313건에 대해 △가능 248건(86인) △불가의견 57건(43인)이다. 비전임 교수직 8건(6인)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강의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불가 건수가 57건으로 인원수 43명보다 많은 것은 일부 의원이 2건 이상 겸직을 한 때문이다.

◇'불가' 통보 않은 '자발적 사직' 권고 47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확인한 결과 이날 현재 주요 단체장을 겸직하는 여야 의원은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대한태권도협회장)을 비롯, 이병석 의원(대한야구협회장), 서상기 의원(국민생활체육회장), 김재원 의원(한국컬링협회장), 장윤석 의원(대한복싱협회장), 홍문종 의원(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이사장), 홍문표 의원(대한하키협회장과 아시아하키협회 부회장), 김학용 의원(국민생활체육전국야구연합회장),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벽산장학회장·대한산악구조협회장) 등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신계륜 의원(대한배드민턴협회장), 전병헌 의원(한국e스포츠협회장)이 해당한다.

국회법상 공익 목적 명예직 등을 제외한 겸직불가 직책은 이를 통보 받으면 3개월 내 물러나야 한다. 국회는 다만 "정 의장은 불가의견 57건 중 47건에 대해서는 해당 의원이 가능한한 신속하게 사직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겸직불가를 통보해 '3개월' 시한을 즉각 발동하기보다, 해당 의원의 자발적인 상황 정리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사직권고를 받은 쪽은 김재원·김태환·신계륜·장윤석 의원 등이다. 이들은 국회법 제29조의 겸직금지 조항이 현재와 같이 개정되기 전에 취임 또는 선출된 경우다. 소급 적용 논란이 있다. 또 갑작스런 사직이 겸직 기관의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일부 해당 의원들은 '겸직가능'과 '겸직불가', 또 '사직권고' 중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즉각 파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 의장은 국회의원들 대부분 지역구 활동을 벌이는 금요일 오후 늦게 이를 국회의 각 의원실로 전달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월요일 국회로 출근해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감 있다…급여도 안 받는데 쫓겨나라니"

여야는 지난 총선과 대선을 통해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국회의원의 겸직금지를 약속했다. 국회는 지난해 7월 국회의원의 겸직과 영리업무 종사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구체적 법적용에 있어선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일부 의원이 불가 통보를 받고도 겸직을 고집할 경우 특별한 제재를 취하기 어렵다. 국회법은 겸직금지 규정을 뒀지만 위반시 처벌 조항은 없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 사안을 회부, 징계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징계수위가 낮으면 실질적 제재가 되기 어렵다. 이 경우 해당 의원이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유일한 손해인 셈이다.

단체장 겸직이 반드시 나쁜 것이냐는 반론도 끊이지 않는다. 특권을 누리기보다 사명감을 갖고 단체장을 맡은 경우도 있는데 무조건 색안경을 쓰고 봐도 되느냐는 것이다.

김태환 의원은 법개정 전인 지난해 2월, 4년 임기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올랐다. 김 의원은 "월급이나 판공비를 받는 것도 아니고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심판 부정 해결, 비인기 종목 탈피 등 나름의 목표를 갖고 태권도 발전을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물러나면 마치 잘못을 저질러 쫓겨나는 것 같은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한을 정해 사퇴를 종용하기보다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며 "적어도 잔여임기는 채우도록 하되 연임은 못하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에 약속한 특권 내려놓기 실천을"

앞서 국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총 107명의 국회의원의 겸직 및 영리업무 341건을 심사했다. 심사 이후 해당 의원 중 20명이 26건 겸직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1명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341건(107명) 가운데 28건(21명)의 겸직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윤리심사자문위 심사대상은 △겸직·영리 업무가능 245건(85인), △불가 의견 60건(46인), △비전임교수직 8건(6인)으로 좁혀졌다. 정 의장은 '겸직가능'과 '비전임교수직'은 자문위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고, 겸직 불가 가운데 3건을 '가능'으로 조정했다. 자문위 심사기준 변경 등에 따른 형평성을 감안했다고 정 의장 측은 밝혔다.

정 의장은 "국민에게 약속한 특권 내려놓기를 실천함으로써 신뢰 받는 국회로 나아가고, 정치쇄신을 염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해당 의원들의 겸직 가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겸직 관련 통보가 있는 날부터 15일 이내에 해당 의원들의 겸직 내용을 국회공보 등에 게재, 공개할 예정이다. 국회 측은 사직권고를 받은 의원 중 자발적으로 겸임을 해소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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